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에서 이 대학에 재학중인 한인 교수가 다른 학생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주인공은 이 대학 기계공학과에서 4년째 ‘로봇과 공학’ 수업을 가르치고 있는 데니스 홍 부교수(36).
그는 사건 당시 자신의 웹캡으로 찍은 사건 영상을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해, 총격사건을 모르고 학교에 머물던 학생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홍 교수는 “총격이 발생한 노리스홀이 바로 사무실 창문 옆이라 사건 처음부터 끝까지 총격소리와 비명소리를 들었다.
너무 끔찍하다. 지금도 충격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교수는 “총소리가 들려 창 밖을 내다보니 무장 경찰들이 뛰어오고 있었다”며 “큰 일이 터졌구나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곧 홍 교수는 카페테리아나 연구실에 모여있을 학생들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미쳤다. 그는 “건물 아래층은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 학생들에게 위험을 알릴 방법이 없었다”며 “생각 끝에 웹캠을 창가로 옮겨 노리스홀에서 벌어진 일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터진 뒤 조교 2명과 함께 사무실에 6시간 동안 갇혀 있었던 홍 부교수는 사건 종료 후 범인의 신원확인을 도와달라는 경찰 요청에 따라 경찰이 찍은 사건현장 사진을 자문하기도 했다.
범인이 한인 학생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는 그는 “지금 바라는 건 학교와 커뮤니티가 함께 어려운 순간을 이겨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4년 전 이 대학에 부임해 로봇동력 연구를 이끌고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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