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수 / 창작과비평사장애인 주인공의 아름다운 영혼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한국에서는 1981년 이날 처음으로 장애인의 날 행사가 개최된 이후 매년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재활의욕을 북돋우기 위한 기념행사 등을 열고 있다. 장애인의 날은 곧 장애인에 대한 차별 철폐의 날이기도 하다.
<착한 사람 문성현> 은 작가 윤영수(55)의 1997년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이다. 문성현이라는 뇌성마비 장애인의 길지 않은 39년 일생을 그린 단편소설이다.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흔치 않을뿐더러, 그 내면을 이만큼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도 드물다. 착한>
문성현은 경상도 출신으로 고조부가 서울로 올라와 자리잡은 남부럽지 않은 집안의 장손으로 1957년 태어났다. 하지만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도 잠시, 그가 뇌성마비아로 진단되면서 집안에는 우환이 잇따른다.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들은 그를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주지만, 의식이 생겨나면서 문성현의 하루하루는 고뇌의 연속이다. 스스로 일어서려 해도 일어설 수가 없다. “아무리 다리에 힘을 주는 동작을 되풀이해도 그의 하체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신념, 노력, 투지… 웃기는 낱말들이었다.” 소설은 결코 화려하지도, 극적이지도 않게 문성현의 삶을 그려나간다. 하지만 장애에 대한 평범한 묘사가 오히려 놀라운 무게로 독자를 소설 속으로 끌어들인다.
헌신적인 사랑을 주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문성현도 자신을 옥죄던 육신에서 놓여나는데, 살아있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깨달아가는 그의 모습은 생에 대한 커다란 긍정과 용서라는 화두, 그 자체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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