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버지니아 공대 총기 참사 발발 직후 미국 일부 언론이 범인을 중국인으로 지목하며 오보한데 대해 정색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논평 요청에 답하는 형식의 성명을 통해 “이 사건은 매우 중대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매체가 사실이 확인되기 전에 무책임한 보도를 했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특히 “이는 언론의 직업윤리를 위반한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며 윤리 위반을 강조한 뒤 “중국측은 해당 언론매체에 그같은 오보로 인한 악영향을 제거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런 언급은 중국측이 정정보도 또는 사과를 요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참사 직후 시카고 선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스니드는 “범인이 24세의 중국인”이라고 첫 보도했다. 이어 MSNBC가 “지난해 상하이(上海)를 경유해 미국에 온 중국 유학생 장웨이언(江偉恩)씨가 범인으로 보인다”고 전했고, 이후 적지않은 미국 언론들이 이 기사를 그대로 받았다.
이러한 오보 직후 몇 시간 만에 장씨의 블로그에 3만 7,000여건의 접속이 폭주했다. 무기 수집이 취미인데다 얼마 전 애인과 헤어진 장씨는 “나는 결백하다”는 글을 올려야 했다.
앞서 베이징신보(北京晨報)는 미국의 중국 유학생들이 기금을 모아, 미국 수사당국에 의해 확인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중국인의 명예에 먹칠을 한 시카고 선 타임스를 고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포털에는 미국의 보도 태도를 비난하는 글이 많이 실렸다. 미국 내 중국 유학생들은 사건 초기 오보로 인해 외출을 삼가는 등 상당히 긴장했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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