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원들에게 100% 특별상여금을 줬어요. 올해도 이익을 내 5년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갈 겁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자리한 중소업체인 무궁화전자의 김동경 상임이사(공장장)는 19일 "올해 매출 131억에 3억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핸디형 무선청소기와 디지털 TV기판 등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삼성전자가 1994년 234억원을 투자해 건립한 국내 최초의 장애인 전용기업. 전체 임직원 170명 중 73%인 123명이 장애인이고, 그 중 79명(66%)은 1, 2급 중증 장애인이다.
무궁화전자는 2002년 삼성전자로부터 자립경영을 선포한 이후, 꾸준히 기업체질을 개선해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장애인들은 생산성이 통상 비장애인의 70~80% 정도에 불과하지만, 집중력은 더 뛰어나다는 장점을 살렸다.
김 이사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업체가 10개를 수주할 때 우리는 8개만 받는다"고 말했다. 수주 물량은 줄이는 대신 불량률을 낮춰 품질이 좋은 제품만을 만드는 전략으로 승부한 것.
품질관리도 대기업 못지않다. 작업장에 공정 품질현황판 등을 걸어놓고 생산라인을 수시로 점검하는 한편, 몸이 아픈 장애인들의 잦은 결근에 대비해 한 직원이 생산은 물론 품질검사 등 여러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화'를 추진, 효율을 극대화했다.
무궁화전자는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인 '바로바로' 무선 청소기도 선보였다. 현재 8개의 청소기 모델 가운데 4개는 삼성전자에 주문자생산(OEM)방식으로 납품하지만, 4개는 자체 모델로 개발해 시판중이다. 청소기의 20% 가량은 미국, 중동, 남미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물론 무궁화전자의 홀로서기에는 삼성전자의 지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디지털 TV용 기판의 80%는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으며, 기술 디자인 해외마케팅에서도 삼성전자 도움을 받고 있다.
김 이사는 "장애인 전용 기업도 노력만 하면 자립해서 알찬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그러나 장애인 전용공장 설립에는 돈이 많이 드는 만큼 제2, 제3의 무궁화전자가 생겨날 수 있도록 국내 대기업들의 지원과 관심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수원=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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