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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계열 회생의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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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계열 회생의 길 열렸다

입력
2007.04.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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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의 두 번째 신화는 실현될 수 있을까. 극심한 자금난으로 도산위기에 몰렸던 팬택계열이 워크아웃을 통해 재기를 모색한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 등으로 구성된 채권은행들은 19일 팬택계열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에 최종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종배 산업은행 부총재는 "팬택계열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하지 않고 채권금융기관간 자율결의에 따라 추진하는 대기업 구조조정의 첫 사례"라고 말했다.

그 동안 워크아웃 지연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온 팬택계열은 출자전환과 함께 1,200억원 신규자금, 2011년까지 채무 상환 유예 등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로써 팬택계열은 신규영업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여 경영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채권단은 지난해말 팬택계열에 대한 워크아웃 추진에 원칙적 합의를 해놓고서도 세부이견으로 최종 결정이 지연되어 왔으며, 이로 인해 팬택은 대리점망이 이탈하고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영업차질을 겪어 왔다. 그 결과 20%를 웃돌던 내수시장 점유율은 현재 한자릿수까지 추락한 상태다.

워크아웃 개시로 팬택계열은 그동안 미뤄왔던 전략휴대폰 생산에 박차를 가해 정상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팬택의 기술력 수준으로 볼 때, 재기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채권단의 이번 결정은 자사의 국민 경제적 가치와 16년간 쌓아온 기술 경쟁력 및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인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주력시장에서의 전략모델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회복에 집중해 조기에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무선호출기(삐삐) 생산업체로 출발한 팬택계열은 97년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뒤 현대전자의 휴대폰부문(큐리텔), SK의 휴대폰사업(SKY)을 잇따라 인수하며 세계시장에서 6~7위까지 부상하기도 했다.

팬택신화를 이끌었던 오너 박병엽 부회장은 출자전환 후 대주주 자격은 박탈되지만, 전문경영인으로서 회사경영을 계속 맡게 된다. 박 부회장은 그동안 "회사만 살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700여곳에 달하는 팬택계열 협력사들도 이날 워크아웃 개시결정에 일제히 반가움을 표시했다. 협력업체들은 그동안 자금회전이 여의치 않아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왔다. 한 협력업체 사장은 "몇 달 동안 직원들에게 제대로 급여도 지불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이번 워크아웃 결정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며 "팬택은 반드시 회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팬택계열 워크아웃 개시에 걸림돌이 돼 왔던 우리은행의 특정금전신탁 편입 기업어음(CP)에 대해서는 우리은행이 개인 채권자를 대표해 채무조정안 동의서를 제출하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졌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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