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잡담으로 일관한 일선 교사가 직위해제됐다. 교사가 수업 태만이 직접적인 이유가 돼 직위해제되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경북 구미시교육청은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구미 A중 영어담당 B(42)교사를 직위해제 했다고 19일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이 학교로 전입한 B교사는 수업진도는 거의 나가지 않고 잡담으로 시간을 때워 학생과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교육청은 “5차례의 현장실사를 통해 B교사의 수업 태만이 심각한 상태임을 확인했다”며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 차원에서 병가 등을 권유했지만 거부해 직위해제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동료 영어교사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B교사 정규 수업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줬지만 수업 태만은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B교사에게 앞으로 3개월 동안 수업지도안 작성, 교육관련 서적 독후감 쓰기 등의 과제를 부여한 뒤 평가를 통해 수업복귀 기준에 미달하면 경북도교육청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B교사는 최악의 경우 파면될 수도 있다. 2003년 경기에서 경북으로 옮긴 B교사는 칠곡군 한 중학교에서도 수업 태만으로 문제를 일으켰지만 도교육청은 재교육이나 징계 없이 구미로 전출시킨 것으로 드러나 지나친 ‘온정주의 인사’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교사 수업태만은 퇴출 대상인 부적격교사 범주(성적조작 등 각종 비리, 미성년 성범죄 연루, 금품수수, 신체폭력 등)에는 들어있지 않다.
구미=전병용 기자 yong12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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