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일까지 이자를 안 받습니다'.
최근 대부업체들의 무이자 마케팅이 활개를 치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무이자를 미끼로 고객을 끌어들여 추후 높은 이자를 챙기는 일종의 '미끼 상품'이라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재 1만7,000여 등록 대부업체 가운데 무이자 이벤트를 벌이는 업체는 4곳.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가 지난해 7월부터 최대 30일, 리드코프와 원더풀(KJI파이낸스)이 이 달부터 최대 40일, 여성전용을 표방하는 미즈사랑 역시 이 달부터 최대 60일까지 이자를 안 받는다고 광고하고 있다. 신용도(대개 6~8등급)에 따라 최단 5일부터 무이자 기간을 차등 적용한다.
무이자 기간 안에 원금을 갚으면 이자를 안내도 되고 기간을 넘기면 그 뒤부터 정해진 이자가 붙는 방식이다. 대다수 대부업체가 연 66%의 상한이자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무이자 업체는 연 5.5~11% 포인트 정도의 이자를 깎아주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자를 몇 % 깎아준다고 선전하는 것 보다 몇 십일 동안 이자를 안받겠다는 말이 훨씬 유인효과가 크다"라며 "산와머니 등 다른 대형업체도 비슷한 이벤트를 준비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단, 무이자는 이들 업체를 처음 찾는 고객만 받을 수 있다. 정해진 기간에 원금만 갚는다면 이론적으로는 당장 4개 업체를 돌아다니며 최장 6개월 가까이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사실 대부업체 이용자 가운데 '원금 즉시 상환 능력'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구나 무이자에 혹해 신용도가 높은 사람까지 이들 업체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대부업체를 이용한 기록만으로도 신용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자칫 1, 2금융권 이용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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