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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총기사건 충격/ 美 모방범죄 노이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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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총기사건 충격/ 美 모방범죄 노이로제

입력
2007.04.1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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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의 여파가 미국 사회를 깊은 수심에 잠기게 하고 있다. 잊을만하면 재연되는 끔찍한 교내 총격사건 때문에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미국의 학부모들은 언제, 또 어느 학교에서 이번 사건과 같은 대형 참사가 일어날지 몰라 항상 마음을 졸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교내 총격행위는 평소 문제가 있는 학생들에 의해‘모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인들의 걱정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미국 학부모들의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의 샌드라 로빈슨 교수는 17일“이번 사건의 여파로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비슷한 모방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특히 사건이 충격적일수록 모방범죄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학과 직장의 경계태세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1999년 4월 콜로라도주 리틀톤의 컬럼바인 고교에서 2명의 학생이 12명의 다른 학생과 1명의 교사를 총기로 살해한 뒤 자살한 사건의 8주년을 며칠 앞두고 이번 사건이 터졌다는 점에서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 자체가 일종의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인근 북버지니아 지역의 일부 학교에서는 모방범죄 등의 가능성을 우려, 학생들끼리 이번 사건에 대한 토론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는 한국계 학생들이 많을 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한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이번 사건을 주제로 격론을 벌이다 자제심을 잃을 수도 있다고 보고 예방차원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으로 학생들의 ‘캠퍼스내 안전’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대도시가 아닌 작은 도시의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안전조치들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워크 소재 델라웨어대학 학생들은 “금속탐지기 같은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누구든지 열쇠 하나만 있으면 기숙사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대도시의 뉴욕대 등에서는 학생들이 가는 곳마다 신분증을 요구 받고 있고 경비요원들이 늘 자리를 지키는 등 안전확보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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