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공대 참사사건의 범인인 한국인 조승희가 편집증적 정신분열증 환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악명높은 다중살인들을 조사했던 법의학 심리학자 마이클 웰너는 17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의 원인과 성격에 대해 분석한 ABC방송과의 문답에서 “죽기 직전 작성한 노트와 창작 희곡 등 많은 증거들이 그가 소외감에 시달리는 정신분열증 환자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답내용.
_범인이 한국계라는 사실은 총기난사범은 흔히 백인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뒤흔들었는데.
“범인 조씨는 1992년 미국에 왔고, 많은 이민자들은 이민자 밀집촌에서 성장한다. 미국과의 유대가 약한 사람은 다수를 향해 총을 쏘아대는 람보나 터미네이터 같은 슈퍼파워에 덜 끌린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문화에 우호적인 선진국이다. 1999년 7명을 죽인 바이런 우예스기도 하와이 태생의 일본계였지만, 미국 본토에서 교육받았다.”
_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과 비교하는데.
“전형적인 학교 총기난사 사건은 주로 고교에서 일어난다.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가 이전 사건들의 원인이었다. 목표선택이 정확할수록 감정적 갈등과의 연관성은 더 커진다.
버지니아 공대 사건도 강의실 건물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조씨가 학업의 중압감에 시달렸는지, 다른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감정적 좌절을 겪었는지 등을 알아봐야 한다.”
_성장단계에 문제가 있었나.
“대학생은 고교생보다 다중살인의 대참사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기 전에 폭력적 환상을 더 잘 제어할 수 있다. 23세의 청년이 판타지를 억제하는 능력이 손상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 사건은 그의 성장단계가 어느 지점에서 정지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기만적인 허풍쟁이’ 같은 단어는 23세의 대학생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_조씨가 정신분열증 환자라는 뜻인가.
“그가 동료 학생들과 관계 맺는 방식이 너무 이상했고, 그가 쓴 희곡들이 폭력적이고 허무주의적이라는 게 그 단서다. 정신분열은 총기난사의 동기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휴대폰으로 여교사의 사진을 찍고, 알아들을 수 없이 웅얼거리고, 눈썹까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니는 행위 등은 정신분열증의 특징인 자폐증세를 보여준다.”
_실연이 원인인가.
“계기는 될 수 있지만 원인은 아니다. 총기 난사범은 대개 소외감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그것은 실연과는 별개의 감정이다. 강렬한 감정을 품었던 대상에게 거절 당했을 때 가장 강렬하게 반응할 뿐이다. 점점 커지는 고립감이 파괴적 환상을 품게 한 것이다.
정신분열증 외에도 적대감과 분노가 중요한 원인이다. 소외감이 지역사회 일반이나 특정 민족에 대한 분노로까지 나아갈 때, 다중 살인의 원인은 적대감의 분출일 경우가 많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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