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가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미국 한인유권자센터는 19일 50여명을 워싱턴에 보내 의원들을 상대로 일본군대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요청하고 캠페인도 벌이도록 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건의 여파로 연기했다.
또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관광브랜드인 ‘코리아 스파클링’(Korea Sparkling)에 대한 광고를 16일부터 CNN을 통해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17일 잠정 중단했다.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미국 주요도시를 돌며 진행하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미동맹 등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한 공동설명회를 일시 중단키로 했다.
이번 사건의 여파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비자면제프로그램(90일 무비자 체류 허용) 가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은 의회를 중심으로 한국 등의 이민신청자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 사건으로 정책화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각종 한국 관련 활동이 차질을 빚어 한미동맹 발전을 저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감안,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으면서 외교통상부 장관의 조문서신 등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방침이다.
이번 사건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단기적, 부분적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어디까지나 반사회적 성향의 개인 범죄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번 사건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미 관계 근본 문제로 확산시키는 미국의 유력 언론의 보도는 없다.
정부 관계자는 “9ㆍ11테러를 일으킨 알 카에다 조직원의 대다수가 사우디아라비아인이었지만 양국 관계가 나빠지지는 않았다”며 “미측은 이를 독립적인 범죄사건으로 볼 뿐만 아니라 한미관계와 연관시키는 분위기도 아니다”고 말했다.
7년 간의 미국유학을 경험한 회사원 이모(35)씨는 “한국 정서에서는 반한감정 확산까지 과잉해석할 수 있지만 미국인들은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를 난센스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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