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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유치 월드컵경기장이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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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유치 월드컵경기장이 '숨은 공신'

입력
2007.04.1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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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의 숨은 공신은 월드컵경기장 시설이었다.

지난 2002년 일본과 함께 축구 월드컵을 공동 유치한 한국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전국 10개 도시에 초현대식 축구장을 건설했다. 서울을 비롯, 인천 수원 대전 대구 제주 등지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경기장이 들어섰다. 특히 이 중 대구와 인천 부산 광주 4개 구장은 향후 국제대회 유치를 겨냥, 축구 전용이 아닌 종합 경기장으로 지었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신화 창조 속에 대회가 막을 내린 후 이들 경기장은 곧바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서울월드컵 경기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기장들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마땅한 수익 구조를 창출하지 못한 가운데 매년 유지ㆍ보수에만 수 십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됐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 뿌린 씨앗은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한국이 최근 한 달 새 잇따라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4아시안게임을 유치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대구와 인천의 초현대식 종합경기장이 큰 원동력이 됐다.

지난 2003년 8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때 대구를 방문, 종합경기장을 둘러 본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당시 조해녕 대구 시장에게 “대구는 더 큰 규모의 국제대회를 유치할 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다”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적극 권유했다.

지난 2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실사단으로 한국을 방문한 국제육상경기연맹 소속 집행이사들도 대구 종합경기장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고, 이는 결국 득표로 연결됐다.

인천이 인도 뉴델리의 막판 물량공세를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고 2014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한 데도 인천월드컵경기장의 뛰어난 시설이 한 몫을 톡톡히 했다. 국제스포츠대회의 개최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바로미터는 선수들이 뛰게 될 경기장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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