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이 개편인가? SBS <작렬! 정신통일> 과 SBS <하자고> 등 지난 주말 오락 프로 개편이 시작되면서 또다시 표절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제작진들은 달라진 방송환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의 오해라는 주장이다. 오락 프로는 어디서 어디까지 표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자고> 작렬!>
개편 때마다 표절 논란
<작렬! 정신통일> 의 한 코너 ‘두뇌의 벽’은 후지TV 오락 프로의 한 코너인 ‘뇌의 벽’과 콘셉트과 세트까지 똑같다는 지적이다. <하자고> 는 게임 도중 출연자들이 벌칙을 받기 위해 입은 의상이 후지TV에 등장하는 것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MBC <무한도전> 역시 ‘친해지길 바래’ ‘일찍 오길 바래’ ‘물 공차기’ 등이 일본TV의 ‘스마스마’ ‘가키노츠카이’ 등과 흡사하다고 네티즌들은 지적한다. 또 SBS <솔로몬의 선택> 은 일본 NTV가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코너를 만들기도 했다. 솔로몬의> 무한도전> 하자고> 작렬!>
방송사의 변명
물론 방송사는 절대로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작렬! 정신통일> 은 판권을 정식으로 수입했고, <솔로몬의 선택> 은 제작진이 “협력사 관계인 NTV와 활발하게 서로 자료를 교류중이다. NTV가 표절시비에 관한 내용을 내보낸 것은 NTV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미 그쪽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솔로몬의> 작렬!>
<하자고> 와 <무한도전> 은 오락 프로의 표절기준 자체에 대해 네티즌과 제작진의 입장이 상반된 경우. 네티즌들은 소품 및 일부 방영분의 유사성을 들어 표절이라고 하지만, 제작진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SBS 정순영 예능총괄CP는 “ <하자고> 는 우리쪽이나 일본쪽이나 의상에 관한 아이디어만 가져오는 것에 대해 로열티를 줘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녹화가 끝난 직후 후지TV에 영상을 보내 그 쪽에서 판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자고> 무한도전> 하자고>
<무한도전> 의 김태호 PD는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거나 예전에 했던 프로에서 나왔던 게임이나 벌칙을 시도한다. 일본프로를 볼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방송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방송사간의 판권계약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서로의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아 비슷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사실확인 없는 섣부른 표절시비나 작은 소품에까지 표절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무한도전>
왜 우리는 수입만 하나
하지만 공중파의 대표적 오락프로들이 개편 때마다 일본 프로와의 유사성이 지적되는 것은 분명 문제다. 우연이나 방송교류에 따른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유독 우리 TV오락 프로들이 개편 때마다 표절논란에 시달리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우리가 외국 프로에 영향을 주는 사례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특히 한미FTA등으로 방송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수출 가능한 창조적인 콘텐츠의 제작은 앞으로 방송사 생존권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표절문제의 해결여부와 별개로 보다 창조적인 프로 제작도 요구된다. 정 CP는 “유럽에서는 이미 오락 프로의 포맷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확실하게 정립된 것에 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아직 그런 게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이런 문제들이 확실히 정리되면 포맷 개발과 판매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국내 방송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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