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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한국바둑리그/ 소장파에 집중 러브콜… 노장들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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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한국바둑리그/ 소장파에 집중 러브콜… 노장들 '찬밥'

입력
2007.04.1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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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2007 한국 바둑 리그’가 한층 더 젊어졌다. 지난해에 비해 감독이 젊어졌고, 선수는 더욱 젊어졌다. 지난 12일 확정된 제일화재(충북), KIXX(광주), 월드메르디앙(경북), 대방 노블랜드(전남), 신성건설(서울), 영남일보(대구), 한게임(경기), 울산 디아채(울산) 등 출전 8개 팀의 감독 및 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최근 엄청나게 빨라진 한국 바둑계의 세대 교체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먼저 감독진에는 장수영(55ㆍ월드메르디앙), 이홍렬(53ㆍ제일화재), 정수현(51ㆍ한게임), 백성호(51ㆍKIXX) 등 기존의 50대에 양재호(44ㆍ신성건설), 최규병(44ㆍ영남일보), 김영환(37ㆍ울산 디아채)등 젊은 감독들이 새로 합류해 평균 연령을 크게 낮췄다. 노장 윤기현(65)이 신생팀 대방 노블랜드 사령탑을 맡은 게 의외로 느껴질 정도다.

한국 바둑 리그 출전 선수 48명 가운데 20대가 무려 30명에 이르고 10대 7명, 30대 6명, 40대 2명, 50대가 3명이다. 과거 명성을 날리던 중견 기사 대신, 입단한 지 1년이 안 된 탓에 이름조차 생소한 젊은이들이 지명 순위 앞 자리를 차지했다.

그 동안 한국 바둑 리그와 통 인연이 없다가 올해 처음으로 본선 출전권을 따낸 지난해 ‘신인왕’ 백홍석(21ㆍ5단)이 상위 랭커들을 제치고 8번째로 지명돼 울산 디아채의 주장 자리를 차지했고, 역시 신생팀인 대방 노블랜드의 윤기현 감독은 지난 3월부터 공식 기전에 처음 출전해서 13승1패를 기록하며 왕위전 4강에 오른 ‘괴물 신인’ 한상훈(19ㆍ 초단)을 과감히 2장으로 선발했다. 프로에 입문한 지 불과 한 달밖에 안 된 새내기를 국내 기사 가운데 13번째 강자로 평가한 것이다.

이어 제일화재도 올해 명인전 본선에 진출한 배준희(20ㆍ초단)를 2장으로 기용했다. 이 밖에 18살 동갑내기 라이벌인 김지석과 강동윤이 나란히 2장으로 발탁, 각 팀 감독들로부터 확실한 ‘최강 신예’로 평가 받고 있음을 입증했다.

초단 돌풍은 각 팀이 한 명씩 임의로 지명할 수 있는 와일드 카드 선발에서도 계속됐다. 8명 가운데 절반이 박승화(18) 윤찬희(17) 박정환(14ㆍ이상 초단), 김형우(19ㆍ2단) 등 10대들로 채워졌다. 특히 박정환은 불과 14살의 나이에 큰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노장들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푸대접을 받았다. 우선 ‘바둑 황제’ 조훈현(54)이 지난해 주장에서 올해는 두 단계나 하락, 3장으로 밀려났다. 그것도 3장 지명 순서 맨 마지막에 24번째로 턱걸이를 했다. 자칫하면 4장으로 밀려나기 일보 직전에 이홍렬 감독에 의해 ‘구제’된 것이다.

같은 50대인 김수장(50) 나종훈(50)도 마찬가지 신세였다. 두 선수 모두 각 팀 감독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다가 40명 가운데 맨 마지막으로 남은 신성건설과 울산 디아채에 겨우 둥지를 틀었다(영남일보와 한게임은 작년에 자기 팀이었던 허영호(21)와 온소진(21)을 연속 지명 선수로 미리 선발했음)

특히 서봉수(54)의 탈락은 너무 아쉽다. 올해는 3월 랭킹 기준으로 28위까지 바둑 리그 본선 시드 배정을 했는데 서봉수는 당시 29위여서 불과 한 끗 차이로 탈락했다(4월 랭킹은 27위). 김성룡(30위) 윤성현(31위) 안달훈(32위) 등 비슷한 처지의 다른 ‘젊은’ 탈락자들은 모두 와일드카드로 구제됐지만 ‘늙은’ 서봉수만 홀로 처지고 말았다.

한편 선수 선발 결과 8개 팀 가운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는 월드메르디앙이 지목됐다. 지난 해 든든하게 미드필드를 지켰던 유창혁, 윤준상이 건재한 데다 랭킹 3위 최철한이 가세했고 이재웅, 조혜연, 박정환도 모두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이창호를 새로 영입한 작년도 우승팀 KIXX와 끈끈한 팀웍과 고른 전력을 갖춘 한게임의 상위권 진출이 예상된다. 나머지 팀들은 거의 우열을 가릴 수없이 비슷한 수준이다. 신생 팀인 탓에 연속 지명 선수를 배정 받지 못한 울산 디아채와 대방 노블랜드가 상대적으로 약간 열세로 분류되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올해는 감독들의 용병술이 각 팀 성적에 큰 몫을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양재호 최규병 김영환등 올해 처음 바둑 리그에 진출한 젊은 감독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은 이미 선수 지명식장에서 “철저히 (선수들을) 담금질하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한 팀이 될 것이다”(최규병), “조한승의 2% 부족한 부분은 내가 꼭 채워주겠다”(양재호),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토록 하겠다”(김영환)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KB국민은행 2007 한국 바둑 리그’는 24일 신라호텔에서 개막식을 가진 후 25일 저녁 7시부터 KIXX와 제일화재의 경기로 정규 시즌 일정을 시작한다. 한국 바둑 리그의 모든 경기는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박영철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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