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기엔 너무 멀어진 걸까.
한나라당이 4ㆍ25 재보선 지역에서 해보려 했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의 합동 유세가 우여곡절 끝에 무산됐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유세장에 함께 서 본 일이 없다. 그래서 바람몰이 차원에서 합동 유세가 추진됐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서”라는 이유로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사정을 들여다보면 일정 때문만은 아니다.
당초 한나라당은 19일 대전 서을에서의 합동 유세를 계획했다. 이 전 시장측은 “하겠다”고 했지만, 박 전 대표측이 난색을 표했다. 당 지도부가“그럼 21일에 하자”고 다시 제의했지만, 역시 박 전 대표측이 “어렵다”고 했다.
한나라당 전남도당도 19일 각각 전남 무안ㆍ신안을 찾을 예정인 두 주자에게 “그럴 바엔 합동유세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두 주자는 같은 날 무안 신안을 찾긴 하지만 다른 시간 대에 유세를 한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당의 제안에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하겠다고 했는데 박 전 대표측이 거부한 것으로 안다”며 박 전 대표측에게 무산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은 “유세 일정 등이 빡빡해 일정 조정이 어렵고, 대선주자들이 몰려다니는 데 대한 현지 반응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상의 이유로 보여진다. ‘재보선 불패’ 신화를 가진 박 전 대표로선 뒤늦게 재보선 효과를 반분하겠다고 나선 이 전 시장이 달가울 리 없다. 일정까지 조정해가며 합동유세를 해봐야 득 될 게 없다는 판단이다.
결국 합동 유세 무산은 재보선 기여도를 놓고 벌어지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간 치열한 기 싸움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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