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7일 개헌안 발의 철회와 관련해 “비록 임기 중에 개헌을 완성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정치권으로부터 다음 국회에서 꼭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치적 부담이 거의 없는 이 시기에 왜 개헌을 굳이 안하고, 절차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굉장히 많은 부담이 있는 시기로 굳이 미루겠다고 하는지 지금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 정치권 모두가 (개헌 제안 이후)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던 과거 태도를 바꿔 토론을 봉쇄하고 공론화를 억제해 왔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해 사회적 토론조차도 없다는 사실”이라며 “나는 우리 사회의 공론이 정치를 죽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의명분이고, 그것을 받치는 세력이 또한 중요하며, 그 다음은 대화와 타협”이라며 “그동안 개헌을 위해 노력해 왔던 사람들은 아쉬움이 좀 있겠지만 아무리 대의명분이 뚜렷한 일이라도 그를 뒷받침하는 세력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것이 정치의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는 많은 노력을 했고 연구한 결과도 잘 정리돼 있다”며 “이런 것들이 이후의 개헌 과정에서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잘 다듬어 국회에 제공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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