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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데니스 황 "한국에 웹마스터팀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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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데니스 황 "한국에 웹마스터팀 만들겠다"

입력
2007.04.1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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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8월15일.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사이트인 구글(www.google.com)을 방문한 한국 네티즌들은 벅찬 감동을 맛봤다. 사이트 화면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구글 로고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무궁화가 활짝 피어있었기 때문. 어떻게 된 영문이었을까.

태극기와 무궁화는 구글의 전세계 홈페이지를 총괄하는 웹마스터 데니스 황(29ㆍ한국이름 황정목)의 작품이었다. 재미 동포인 그의 직책은 구글 홈페이지 구성을 책임지는 인터내셔널 웹마스터. 신문ㆍ잡지사에 비유하면 편집장 자리다.

하지만 전세계 네티즌들 사이에선 아이디어 넘치는 구글의 로고 디자이너로 더 잘 알려진 '인터넷 스타'다. 그는 업무시간의 20%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구글의 독특한 기업스타일에 따라, 틈틈히 구글 로고를 디자인해 지금까지 약 60건의 변화무쌍한 로고를 선보였다.

데니스 황이 2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당시는 한국내 구글 홍보가 방한 목적이었지만 이번에는 한국에 별도의 웹마스터팀을 만드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왔다.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한국문화를 구글코리아 홈페이지에 반영하기 위해 한국인으로 구성된 별도의 웹마스터팀을 만들 계획"이라며 "그만큼 한국은 구글에게 중요한 나라로 5월엔 CEO인 에릭슈미트도 방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황은 현재 미국을 비롯 한국 영국 독일 등 100여개국에 개설된 구글 홈페이지를 총괄 책임지고 있다. 구글 홈페이지에 점 하나를 찍으려 해도 그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미국 녹스빌에서 태어난 그는 5세때 한국으로 건너와 경기 과천에서 중학교 2학년까지 보냈다. 그의 부친은 한국지도학회 초대회장을 지낸 황만익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어린 시절을 독고탁, 아기공룡 둘리 같은 만화 주인공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공책 한 켠에 그림을 그려 선생님께 야단을 많이 맞았은데, 생각해보면 만화책을 보며 낙서를 한 그 시절 추억과 경험이 지금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컴퓨터공학 부전공)한 뒤 1998년 구글 인턴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어느 날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로부터 "로고를 그려볼 생각이 없나"란 제안을 받았다.

그가 사내 유일한 미술 전공자였기 때문. 얼떨결에 그린 첫 작품이 2000년7월14일 공개된 프랑스 삼색기가 휘날리는 국가기념일 로고였다. 이후 7년 동안 각국 명절과 국경일, 세계적 명사의 생일 등 기념할 만한 날마다 구글 로고를 색다르게 디자인했고, 그는 인터넷 스타반열에 올랐다. 2001년의 광복절 로고도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광복절 로고가 게재된 날 수만 건의 이메일을 받았어요. 한국인들은 자랑스럽다는 메일을 보냈지만 같은 날이 국가기념일이었던 인도인들은 인구 10억의 나라를 무시했다고 항의를 했지요.

설마 일본 홈페이지에 태극기가 올라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일본인들은 해킹사고를 의심하며 비상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인터넷을 타고 전세계로 퍼지는 그의 로고는 파급력은 컸다.

2006년 추석 때 띄운 강강수월래 로고, 3.1절 로고, 한글날 로고 등 그의 고국 사랑은 계속됐다. 실제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구글에서 한국 관련 로고가 가장 많다.

데니스황은 이날 구글의 기업문화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그는 잦은 로고 변경과 관련, "일반 기업들은 로고는 한번 만들면 영원히 바꾸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구글은 반대다. 바꾸면 오히려 재미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 검색사이트는 결과처리가 빠른게 최고"라며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쓸모있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구글은 외부광고를 홈페이지 전면에 결코 노출시키지 않는다. 창업자들은 검색서비스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며 상업광고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글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사진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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