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피고인의 아들에게 격려편지와 함께 장학금을 건넨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대전지법 형사2단독 서정(35) 판사는 이 달 초 자신이 유죄를 선고한 사기 혐의 피고인의 아들 A(16ㆍ고1)군에게 학업에 전념해줄 것을 당부하는 편지와 약간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서 판사가 A군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한 사기사건을 맡으면서 수사기록에 포함된 피고인의 아들 A군의 탄원서를 보았다.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어머니의 수술로 가족이 겪은 경제적 어려움 등을 소상히 밝히며 선처를 구하는 내용이었다.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하는 법. 서 판사는 5일 A군의 아버지에게 유죄(징역 6월 선고유예)를 선고하면서 A군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서 그는 아버지의 잘못을 처벌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면서 “아버지를 존경하는 가장으로 기억하고, 용기를 잃지 말고 성실히 공부하라”고 당부했다. 또 20만원의 돈을 함께 넣어주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