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갈 수 있을까.’
‘풍운아’ 이천수(25ㆍ울산)가 다시 한번 빅리그 진출 기회를 잡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팀 풀럼FC로부터 ‘임대 뒤 이적 제의’를 받은 것. 7월1일부터 2008년 6월 말까지 1년간 임대료 10만 파운드(약 1억8,000만원)와 130만 파운드(약 23억4,000만원ㆍ이상 세금 포함)의 연봉이 계약 조건. 하지만 낮은 임대료와 풀럼의 1부리그 잔류 여부 등 변수가 많아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천수의 소속팀인 울산의 김형룡 부단장은 16일 “풀럼으로부터 지난 13일 이천수의 임대와 관련한 공문을 팩스로 받았다. 7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천수의 풀럼행은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풀럼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해야 한다는 것. 이천수는 16일 구단과의 면담에서 “2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풀럼은 현재 리그 16위로 강등권인 18위 찰턴과의 승점이 3점차밖에 되지 않는다. 남은 4경기에 따라 강등될 수 있다.
두번째는 낮은 임대료다. 울산은 “임대료 10만 파운드는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라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풀럼이 제시한 이천수의 임대료는 현재 울산에서 받고 있는 월급에 가까운 수준. 지난 1월 위건 애슬레틱 임대가 무산된 배경도 위건측이 제시한 낮은 임대료가 문제가 됐었다.
풀럼의 이천수에 대한 임대 제안은 아시아 마케팅을 위한 포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풀럼은 글로벌 기업인 LG전자와 다음 시즌부터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추진 중이다. 프로축구의 한 관계자는 “LG전자와 풀럼의 스폰서 계약 조항 중 한국 선수의 영입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울산의 김형룡 부단장은 “솔직히 아직까지는 (이천수의 풀럼행은) 타당성이 적다. 일단 풀럼의 프리미어리그 잔류 여부를 확인한 뒤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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