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상우(49) 씨가 단막 소설이라는 이름의 형식 실험에 들어갔다. 새 소설집 <짬뽕> (하늘연못)은 200자 원고지 30매 안팎으로 형식을 맞춘 작품 20편을 모은 이야기 집이다. 짬뽕>
6,000여자라는 거푸집에는 삶의 일상성과 다양성에 대한 단상들을, 다양한 상황 속 여러 인간들이 내쳐 보인다. 신세대의 톡톡 튀는 사랑 찾기 법을 그린 <짝, 짝, 짝짓기> ,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린 <밭에서 힘쓰는 놈> 등에는 경쾌한 속도감 속에 틈입하는 반전의 맛이 있다. 밭에서> 짝,>
또 노인 문제에 렌즈를 들이댄 <머리에 검은 봉지 쓰고> , 군대 문제에 대한 뼈 있는 통찰 <계급 보다 높은 것> 등은 새 형식이 능히 담아 낼 질료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계급> 머리에>
속도감과 주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되, 엽편이나 장편(掌篇)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을 추구하는 이 새로운 규격은 평균 독자가 10분 이내로 독파할 수 있다. 작가의 육성이다.
“인생에서 얻어지는 자잘하고 소소한 재료를 지지고 볶고 삶아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씁쓸하게, 때로는 흐뭇하게, 때로는 해낙낙하게 먹을 수 있는 짬뽕 한 그릇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먹고 싶어지는 것, 짬뽕.”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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