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8쌍 가운데 1쌍은 신부가 외국인이며, 3~4년 후면 농어촌 초등학생의 4분의 1 이상이 이러한 가정의 자녀들로 채워질 것이라 한다. 그럴 정도로 우리는 이미 다민족ㆍ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사회적 편견과 외국인들을 멸시하는 그릇된 우월감 때문에 그들이 위기를 겪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해의 경우 2003년에 비해 국제결혼이 30% 정도 증가했으나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율은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 여성의 30%가 차별과 멸시를 경험하고, 17.5%가 가정폭력의 피해를 호소한다는 여성가족부의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한다.
원인은 서로가 배우자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고 사회로부터 정서적ㆍ제도적으로 차별을 받는다고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국의 친정에 경제적 도움을 챙기겠다는 신부, 아내를 일꾼으로만 여기는 시댁의 인식 모두 문제다. 해당 부처와 지자체가 실시하는 교육과 배려도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실패한 가정보다는 성공적인 가정을 꾸리는 경우가 절대 다수이다. 한국일보 보도(16일자 5면)에서 보듯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의 사랑이다.
외국인 신부를 ‘한국의 며느리’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성공의 밑거름이다. 부부가 함께 결혼이민자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살림살이를 성의껏 가르친다. 한국을 좋아하다 이미 한국인이 된 며느리는 고향의 친척을 소개해 겹사돈까지 맺었다. 다민족ㆍ다문화 사회를 수용하는 좋은 모델로 손색이 없다.
지난해 국제결혼 가정의 이혼율이 4.9%로 급증했다지만 힘겹게 살아가는 95.1%의 가정을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그 동안 일부 매매혼이나 전략결혼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만들어 놓은 각종 제한조치가 대다수 진정한 결혼에 장애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을 위한 정책의 근간이 될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다민족ㆍ다문화 사회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가정과 사회와 국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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