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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다시 지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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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다시 지역주의

입력
2007.04.1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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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이 가져온 정치발전 중 하나로 3김 시대의 퇴진을 꼽는다. 하지만 지역주의가 아직 살아 있는 상황이라면 3김 퇴진은 미완성에 불과하다. 호남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여전한 이상 평가는 유보다.

죽었던 논쟁 역시 이와 함께 부활하고 있다. 3김 시대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는 아직도 강고한 구조를 잃지 않았다고 보는 사람이 있었고, 선거가 다가오자 이 주장은 점차 입증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 선거는 유권자, 후보, 선거 제도, 선거 운동과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진행된다. 유권자군의 특성과 이를 배경으로 한 출마 후보들의 구도가 어떻게 형성되는가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전남 무안ㆍ신안의 4ㆍ25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바로 이를 빼다 박은 전형적인 경우다.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되는 지역주의의 뿌리, 그의 차남 홍업씨의 변칙적 공천_출마, 다른 당의 전략적 무공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퇴행적 지역정서 등이 이 선거의 관건이 되는 양상이다.

■ 무안군수 출신의 무소속 이재현 후보가 이런 구도에도 불고하고 오차 범위 내의 접전을 벌인다니, 이를 지역주의의 완화가 상당 정도 진행된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아들의 당선을 노골적으로 ‘당부’하는 자체로 ‘호남주의’가 얼마나 끈질긴가를 말하고도 남음이 있다. 지난 주말 그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팔순의 노구로 “우리 아들 홍업이를 국회로 보내달라”며 선거 현장을 직접 찾기까지 했다.

어떤 이는 찡한 모정을, 다른 이는 지역 모독을 느낄 수 있는 극단의 장면으로 비쳤다. 뚜껑은 열어 봐야겠지만, 지역주의는 선거 때만 나오거나 동원되는 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성향으로 구조화해 있음을 이 선거가 말하고 있다.

■ DJ부부의 말대로 자식들이 아버지 때문에 엄청난 불이익과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DJ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순간 모든 것은 아버지의 성공과 영광 속에 승화할 일은 아니었을까. 더 높은 무수한 희생들이 그렇게 승리를 거두었었다. 호남의 절대적 표심은 곧 DJ에 대한 지지다.

이제 이 지지가 장남과 차남에 대한 연이은 보상으로 ‘자동 연결’되는가 여부는 지역주의 연구의 최신 사례 연구감이 되려 하고 있다. 소통합이니 대통합이니 하면서 유력 정당에 우수마발 정파들까지 편승하려 혈안이라고 하니, 이는 별도의 꼴불견이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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