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과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KOSPI)가 16일 1,530선마저 넘어서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 들어 단 이틀을 제외하고 줄기차게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도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뚜렷한 악재가 없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들이 매매하는 종목을 관심 있게 살필 것을 권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는 이유는 우선 시장 안팎의 환경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극적으로 타결된 데다, 북미관계도 지난해 가을의 북핵위기 이후 최악의 고비를 넘기는 등 시장을 짓눌러온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푸르덴셜증권 이영원 투자전략실장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외국인의 한국증시에 대한 매수 강도가 지난달 말부터 부쩍 높아졌다”며 “한미 FTA 타결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의 국내증시에 대한 시각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주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중앙은행이 각각 기준금리를 3.75%와 0.5%에서 동결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지급시기가 시기적으로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여력 확대에 일조했다.
외국인 매매에서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그간 상승장에서 은행주에 밀려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전자 하이닉스 삼성테크윈 등 정보기술(IT)주와 농심 오리온 등 내수 관련주가 순매수 종목 상위권에 다수 올라온 점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끝나고 IT 가격 지표가 돌아선 이후부터 외국인이 관련주식을 적극 사들이고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충격을 받지 않은 것은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도 “경기에 민감한 전기전자 및 내수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은, 한국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 대해 선취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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