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16일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은 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 “대선을 염두에 두지 않은, 대선 승리와는 거리가 먼 발상”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정 의장은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정 실패에 책임이 있는 우리당과 통합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민주당측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당에서 탈당했다고 사람이 바뀌느냐”며 “통합신당모임과 민생정치모임에도 더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 안과 밖에 있는 잠재적 대선후보 중심으로 제3지대에서 신당을 추진하면 된다”며 정동영ㆍ김근태 전 우리당 의장,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8명을 잠재적 후보로 거론했다.
_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우리당을 배제한 비(非)한나라당 세력 통합을 추진한다고 했다.
“우리당에는 민주화운동을 했던 개혁 세력들이 다 남아 있는데 그 세력을 배제하고 신당을 추진해서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대통합을 해야 겨우 힘겹게 승리할 수 있다. 소통합으론 승리할 수 없다.”
_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이 대선을 포기하고 내년 4월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인가.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겠다. 소통합이 대통합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각한 문제이다.”
_최근 ‘대선주자 중심의 제3지대 통합론’을 제시했는데.
“본래 여러 정당과 잠재적 대선후보들이 통합 테이블에 모이는 방안을 구상했는데, 민주당이 독자의 길을 간다고 했으므로 성사될 가능성이 사라졌다. 따라서 잠재적 대선후보 중심으로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 경선)와 신당을 투 트랙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_염두에 두고 있는 대선주자들은.
“당에 정동영ㆍ김근태 전 우리당 의장, 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전 경남지사 등이 있고 바깥에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천정배 의원 등이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본인이 결심하면 참여할 수 있다. 대선주자가 너무 많으면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한 자리 수 이내가 좋다.”
_민주당은 ‘이념이 다른 우리당과 통합하면 잡탕 정당이 된다’고 주장하는데.
“한나라당에는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로부터 김용갑 의원까지 고루 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훨씬 좁다. 중도세력을 중심으로 약간 보수와 약간 진보가 현실적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_박상천 대표는 ‘우리당이 분당에 대해 사과하더라도 통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분당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분당 책임을 한두 사람에게만 돌리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_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의 관계는.
“우리당이 참여정부 탄생 이후의 책임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질 것이지만 기득권은 모두 버릴 것이다.”
_우리당 의원들의 2차 집단 탈당 가능성은.
“현재는 없다. 그러나 2ㆍ14 전당대회가 끝난 지 4개월이 됐을 때도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위기 의식이 증폭될 수 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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