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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추격에 속타는 정부·조선업계 “비상구는 크루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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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추격에 속타는 정부·조선업계 “비상구는 크루즈선”

입력
2007.04.1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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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 위의 수영장, 그 옆의 부페 레스토랑과 바, 실내로 들어가면 호텔급 객실에 카지노까지. 영화에서 흔히 보는 초호화 유람선이지만, 세상에서 만들기 가장 어려운 배이기도 하다. 세계1위의 조선강국이라는 우리나라도 아직 이 고지는 밟지 못했다.

정부와 국내 조선업계가 이 초대형 크루즈선 개발에 나선다. 턱밑까지 따라온 중국의 도전을 뿌리치려면, 물량을 넘어 기술력과 부가가치에서도 명실상부한 세계1위가 되려면 크루즈선 건조는 어차피 넘어야 할 고지라는 판단에서다.

김영주 산업자원부장관은 16일 서울 서초구 반표동 메리어트 호텔에서 최길선 현대중공업사장,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강덕수 STX조선 회장 등 조선업계 대표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크루즈선 조기개발을 위한 민관협력방침을 밝혔다. 3년뒤 국산1호 크루즈선 출항이 목표다.

◆ 왜 크루즈선인가

중국에 대한 위기감이 일차적 이유다. 중국은 올들어 1~2월까지 38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선박을 수주, 우리나라(200만CGT)를 앞질렀다. 국내 조선업계가 2개월 연속 중국에 수주량에서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대표들은 “급성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선인 크루즈선과 해양플랜트 기술개발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크루즈선은 척당 가격이 5억~10억달러에 이르는 최고가 선박.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범용선박 몇 대를 만드는 것보다 크루즈 한대가 훨씬 이익이다.

◆ 만들수 있나

크루즈선 시장은 세계 선박시장의 약 20%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9ㆍ11테러이후 계속 위축되어오다 최근들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연간 12~20척이 발주될 경우 100억달러 규모로 시장이 커질 수 있다.

LNG선 유조선 벌크선 쇄빙선 등 못 만드는 배가 없는 국내 조선업계지만 크루즈선의 벽은 여태껏 넘지 못했다. 현재 크루즈선 건조시장은 대부분 유럽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고, 과거 50여년간 세계 1위를 차지해오던 일본 조선업체도 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을 정도다.

크루즈선이 어려운 것은 건조기술 자체 보다 내부 인테리어쪽이다. 기술도 까다롭고 자재도 워낙 비싸다. 현재 국내에서 건조되고 있는 일반조선 기자재들은 90%이상 국산화되어 있지만, 크루즈선에 들어가는 인테리어 자재는 전량수입에 의존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향후 크루스선 개발협력과제는 인테리어 기자재 수입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크루즈선 보다 어렵다는 잠수함 건조기술도 갖고 있기 때문에 인테리어 문제가 해결되면 크루즈선을 건조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언제 만드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선두 조선업체들은 2010년쯤 크루즈선 1호 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대형 여객선 건조 등을 통해 관련기술을 축적한 뒤 한단계 높은 크루즈 사업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도 4~5개월동안 크루즈선 개발에 대한 사전타당성 조사를 거쳐 하반기중 조선업계와 공동으로 5년 안팎의 연구개발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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