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목동 등 ‘버블세븐’ 아파트가 최근 1억원 이상 폭락하는 등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6월 1일)이 40일 가량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금 부담에 짓눌린 급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호가가 떨어져도 강도높은 대출 규제와 부동산 세부담 증가로 매수세가 붙지 않아 당분간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10억원대 벽이 무너지면서 최근 9억8,5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려갔다. 지난해 11월 11억원을 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1억1,500만원이나 빠진 셈이다.
올해 공시가격이 6억원을 넘어 종부세 대상에 포함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15, 17평형도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이 아파트 17평형의 경우 ‘1ㆍ11 대책’ 이후 12억5,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최근 이보다 7,000만원이 낮은 11억8,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종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5월말까지 잔금 납부와 등기를 마치는 조건이 달려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6월 이전 등기를 전제로 최근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싼 급매물이 선보이고 있다. 34평형의 경우 최근 평균 시세가 11억6,500만원선까지 내려 앉았다.
종부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은 이보다 싼 11억3,000만원에 나오고 있다. 이 아파트 36평형 역시 일반 매물(14억2,000만~14억3,000만원)보다 낮은 13억9,000만~14억원에 매물이 등장했다.
단지 내 S공인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신규 분양시장은 물론 기존 거래시장까지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면서 “예전 같으면 진작에 팔렸을 만한 급매물도 요새는 세 부담과 대출규제로 거들떠 보려는 사람조차 없다”고 썰렁한 분위기를 전했다.
법조타운 개발 및 인근 송파 신도시 건설 호재가 겹친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아파트도 49평형의 경우 7,000만원 떨어진 13억7,00만원, 43평형은 5,000만원 가량 하락한 12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일대는 학군 수요가 급감하며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 앉았다. 신시가지5단지 35평형은 올 초 대비 약 9,000만원 하락한 11억2,500만원으로 조정됐고, 신시가지11단지 20평형 역시 지난 주보다 1,000만~2,000만원 내린 4억1,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목동5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돈줄이 막히다 보니 시세보다 싼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며 "강남에 비해 중산층 비중이 높은 목동은 종부세 부담을 덜려는 매물이 강남보다 많아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블세븐 지역은 아니지만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졌던 경기 과천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과천 원문동 주공2단지 16평형과 주공4단지 28평형 시세는 최근 각각 2,500만원과 2,000만원 가량 떨어진 7억7,500만원과 6억8,500만원에 형성되고 있다.
원문동 B공인 대표는 “평균 시세보다 5,000만~1억원 정도는 낮아야 그나마 거래가 이뤄질 정도”라며 “최근 약세가 점차 주변단지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동구 둔촌주공3단지 34평형도 연초 10억3,0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최근 9억9,000만원으로 4,000만원 정도가 내려갔다. 고덕주공2단지 14평형도 2,000만~3,000만원 하락한 5억5,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그러나 전반적인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 시장 불안의 불씨는 상존하고 있다. 6월 발표 예정인 분당급 신도시 건설 계획과 가을 이사철 수요 증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업체들의 주택공급 기피 우려 등은 향후 시장에 적지않은 파급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6월중 예정된 분당급 신도시 발표는 공급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 외에 최근 시장 안정세를 뒤집을 수 있는 부작용도 가져올 것”이라며 “특히 뉴타운 개발이 잇따르는 서울 강북과 최근 인기 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한 용산 일대는 올해 부동산 시장을 들끓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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