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5일 세계 최초로 바다 위에 떠 있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착수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세르게이 키리엔코 러시아 원자력에너지청장은 이날 러시아 백해의 세베로드빈스크에서 열린 해상원전 기공식에서 “해상 핵발전소는 지상의 발전소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원자력청은 이날 세브마쉬 조선소와 추가로 해상원전 6기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세베로드빈스크 해상원전은 길이 140m, 폭 30m의 선박 형태로 만들어지며 70㎽ 용량의 KLT-40C 원자로가 탑재될 예정이다. 2억7,000만유로(약 3,2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는 해상원전이 완공되면 인구 20만명의 도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가 내세우는 해상원전 추진 이유는 오지나 벽지에 전기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캄차카반도나 추코트카 반도 같은 해안 지역들은 도로와 석유ㆍ석탄 저장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겨울에 보통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데도 전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러시아의 해상 원전건설 계획에 대해 테러공격에 노출되기가 쉽고 방사능물질 누출 사고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다며 계획중단을 촉구해왔다. 그린피스는 해양원전을 “세계 바다의 재앙”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2만톤급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2000년 8월 바렌츠해에서 어뢰폭발사고로 침몰했지만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며 해상원전의 안전을 장담하고 있다.
KLT-40C원자로는 쿠르스크호의 원자로와 유사하다. 러시아 정부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들과도 해상원전 수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안전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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