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상의 클래식 게시판을 보면 ‘안다 박수’에 대한 짜증 섞인 글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안다 박수’란 곡이 끝나기 무섭게 박수를 해대는 것을 경멸하는 신조어다.
물론 연주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박수를 하는 것이 어울리는 경우도 있다. 신바람 난다거나, 격정적이거나, 장대하거나 혹은 과시적인 피날레라면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나 긴 여운을 남기는 곡이라면 희미한 잔향조차 사라지기를 기다린 다음에 박수를 하는 것이 옳다.
‘안다 박수’는 곡이 끝났음을 안다고 자랑하기는커녕 감동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는 미숙함을 스스로 드러내는 치기어린 행위다. 게다가 여운까지 가슴에 담고 싶었던 다른 관객 입장에서는 연주회장에서 일종의 심리적 테러를 당한 기분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안다 박수’ 뿐 아니다. 연주가 끝난 후의 에티켓 중에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이 있다. 우선 무턱대고 앙코르부터 외칠 것이 아니다. 훌륭했다는 찬사부터 보내야 한다.
그것이 ‘브라보’이다. 그런데 사실 브라보는 남성을 향해 외치는 말이다. 여성에게는 ‘브라바’라고 외쳐야 하고, 남녀 구분 없이 여러 연주자를 향한 경우에는 ‘브라비’를 외쳐야 한다. 헷갈린다면 이탈리아 사람들의 일반적인 이름을 생각해 보면 쉽게 풀린다.
남성의 이름은 대개 갈릴레오 갈릴레이, 프랑코 코렐리 등 고유명이 ‘o’로 끝나는 반면 여성의 고유명은 지나 롤로브리지다, 레나타 테발디처럼 ‘a’로 끝난다. 이에 비해 가족명은 ‘i’로 끝나지 않는가.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의 용례는 이와 동일한 이치인 것이다.
크게 휘파람을 불어대는 것도 위험하다. 관객 입장에서야 별 생각 없이 흥겨운 찬사를 전달하는 것이겠지만 연주자에게는 자칫 야유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명곡 해설책자를 보라. 초연이 실패했던 경우에 대해 당시 관객들이 휘파람을 불었다고 묘사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높은 주파수의 휘파람 소리에 주변 관객들은 귀가 찢어지는 듯한 불쾌한 감정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휘파람 대신 발을 구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우리나라에는 발을 구르는 문화가 일반화하지 못했지만 유럽에서는 발 구르는 소리가 공연장을 진동했을 때 연주자들이 크게 감격한다.
음악공동체 무지크바움 대표 유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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