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을 위한 자선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구 반 바퀴를 비행중인 영국 시각장애 조종사 마일스 힐튼-바버(55)가 15일 자신의 초경량 비행기를 몰고 중간 기착지인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힐튼-바버는 이날 오후 자신의 애기(愛機)인 ‘페가수스 메인에어 GT450’을 몰고 부조종사 리처드 메러디스-하디의 도움을 받아 동 자카르타의 하림 페르다나쿠수마에 착륙했다.
힐튼-바버의 자선 비행을 후원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라스트라는 “실명 위기에 있는 빈국 국민의 수술 비용을 위한 자선 기금을 마련하려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25년 전 망막염으로 시력을 잃은 힐튼-바버는 100만 달러의 백내장 수술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달 이 모험을 시작했으며 영국 런던을 출발해 지중해,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를 거쳐 호주까지 56일간 19개국 2만1,700㎞를 날아 28일 시드니에 도착할 예정이다.
힐튼-바버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명하기 전인 18세 때 공군에 들어가려 했으나 시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그러나 37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세계의 반 이상을 비행기로 날겠다는 꿈에 젖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아 그의 비행기에는 음성장치가 달린 위성항법장치, 고도계, 속도계 등이 장착되어 있으며 비행할 때는 부조종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 내 5개 도시를 순방한 뒤 호주 다윈을 향해 비행할 예정이다.
힐튼-바버는 예전에도 썰매로 남극을 400㎞나 달리고, 고비사막에서 만리장성까지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완주, 몽블랑ㆍ킬리만자로 등반, 빙벽 등반, 스카이다이빙 등에 도전하는 등 장애를 극복하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왔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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