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씨가 지난 9년간 30억원이 넘는 거액을 불우청소년 등을 위해 기부했다는 소식은 따사로운 봄볕 만큼 우리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직업상 수입이 불규칙할 법한데도 매달 거르지 않고 1,500만원씩을 3개 보육원과 불우청소년에게 보낸 정성이 더 놀랍다.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은 승용차도 없이 월세를 살고 있다니 가히 성직자도 하기 어려운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에게 쏟아지는 '기부 천사', '우리 시대 영웅'이라는 찬사가 전혀 아깝지 않다.
김씨가 설명하는 선행의 동기 또한 감동적이다. 그는 어린 시절 하늘이 노랗게 보이는 굶주림을 체험했고, 청소년 시절에는 가출에 자살 기도까지 할 정도로 방황도 했다고 한다.
그런 개인적 아픔을 비슷한 처지에 있는 청소년을 돕는 사회적 봉사로 승화시킨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기부의 공로도 팬들에게 돌린다.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이 낸 돈을 자신이 대신 기부하는 것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씨와 같은 연예인들이 최근 자선과 기부활동에 앞장서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다. 청소년을 비롯한 대중에게 미치는 긍정적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세계 10위 수준의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부문화는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업의 기부는 활발해도 개인적 기부는 드물고, 유명한 재산가들보다 김밥 할머니 같은 보통 사람들이 기부에 더 적극적이다. 그런 점에서 김 씨의 행동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의 귀중한 전형이다.
김씨가 선행을 털어놓은 '10억 만들기'라는 방송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이 나와서 재테크 실력을 자랑하는 자리다. 그런 프로그램에서 남들을 위해 10억원을 쓴 사례를 소개한 의도는 무엇일까. 김씨가 말하는 기부의 즐거움이 그 대답이 아닐까 싶다. "나눔에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쁨이 따라온다.
기부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 선행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은 김장훈의 아름다운 선행이 물질만능주의에 찌든 우리 사회에 그의 노래처럼 힘차고 즐거운 공명을 낳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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