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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개헌발의 철회/ '유보→철회' 반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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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개헌발의 철회/ '유보→철회' 반전 드라마

입력
2007.04.1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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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개헌안 발의를 철회하는 과정에는 눈길을 끄는 뒷얘기가 적지 않다. 특히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개헌안 발의 국회연설에 반대하자 "국회 본청 앞 돌계단에서라도 연설을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일에는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가 비공개 회동을 했다. 6명 원내대표가 18대 국회 개헌 처리에 합의하고 개헌발의 유보를 요청해 청와대가 조건부 유보 입장을 밝힌 바로 다음날이다. 문 실장은 이 자리에서 장 원내대표에게 "대통령은 개헌발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

대통령은 '만약 한나라당이 국회 연설을 못하게 하면 바깥 돌 계단에서라도 연설하겠다'고 말씀하실 정도"라고 말했다. 언론이 청와대의 조건부 유보를 사실상 개헌발의 철회로 해석한데 대해 "그게 아니다"는 기류를 전한 것이다.

장 원내대표는 깜짝 놀랐다. 상황이 마무리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셈이다. 장 원내대표는 문 실장에게 "대통령의 의지가 그 정도인줄 알았다면 원내대표간 합의도 못했을 것"이라고 당혹감을 보였다.

급해진 장 원내대표는 이어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와 만났다. 장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에게 문 실장의 언급을 전하면서 "한나라당이 뭔가 (성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는 농반진반으로 "우리야 사실 크게 상관없다. 안 할 말로 (대통령이 돌계단 연설을 강행하는 등 한나라당과 격하게 대결해서) 탄핵 역풍 비슷한 사태 같은 게 다시 터져도 우리는 상관없다"고 김 원내대표에게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개헌당론을 재확인한 13일 의원총회도 그래서 소집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원내대표의 조언을 한나라당측이 받아들인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당론 재확인을 위해 의원 여러분이 박수를 좀 쳐달라"고 분위기를 잡았다.

이후 노 대통령은 14일 새벽까지 일부 참모의 의견을 들으며 밤새 고심했다고 한다. 결국 한나라당의 당론 재확인이 의미 있다고 판단한 노 대통령은 14일 오전 홍보수석을 불러 철회를 발표하도록 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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