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으로 사고를 내는 고급 외제차가 늘고 있다.
15일 새벽 만취 상태의 운전자가 몰던 포르쉐가 시속 170㎞로 새벽길을 질주하다 앞서 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1명이 숨졌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에서 일하는 이모(24)씨는 15일 이날 3시30분께 무면허 만취 상태로 포르쉐 승용차를 몰고 서울 성동구 성수1기 2동 동부간선도로를 상계동에서 성수대교 방향으로 시속 170㎞ 이상 달리고 있었다.
이씨의 포르쉐는 앞서 가던 강모(52)씨의 그랜저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았고 그 충격으로 강씨 차량의 연료통이 폭발했다. 불은 강씨의 그랜저 승용차 전체를 휘감았고 이로 인해 강씨와 함께 타고 있던 고모(56ㆍ여)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중상을 입은 운전자 강씨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강씨가 추돌 순간 밖으로 튀어나가 목숨을 구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씨에 대해 음주운전으로 고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가 몰던 포르쉐 승용차는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이씨 형이 판매용으로 산 것이며, 이씨는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31%였다.
지난해 박기춘(열린우리당)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2005년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 이상 달리다 적발된 자동차의 60%인 148대가 외제차였다. 차종 별로는 BMW 50차례, 벤츠 15차례, 아우디 7차례, 렉서스 6차례, 볼보 3차례, 포르쉐 2차례, 람보르기니, 캐딜락, 벤틀리, 카레라, 슈프라, 인피니티, 마세라티, 페라리가 각 1차례였다. 페라리는 무려 252㎞로 달리다 적발됐다. 국산차는 가장 많이 단속된 게 10여 차례(현대 그랜저 12회, 에쿠스와 투스카니 각 10차례)에 불과했고, 최고 시속도 223km(르노삼성 SM7)에 그쳤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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