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지르고, 흔들고, 바람 불고…’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졸음 운전에 따른 교통사고가 급증하면서 운전자들의 졸음을 원천적으로 막는 기발한 발명이 쏟아지고 있다. 운전자가 조는 기색을 보이면 음악을 내보내는가 하면, 운전석을 흔들어 잠을 깨우거나, 아예 찬 바람을 불어 넣는 등 온갖 방법이 졸음 방지 제작에 동원되고 있다.
15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졸음운전을 차단하기 위한 각종 유형의 특허가 228건이나 출원 됐다.
특허청은 228건을 방지기술 유형에 따라 음향경고형, 스킨십형, 주행감시형, 지능형, 환기형, 기타 등 6개로 분류했는데 음향경고형 특허가 전체의 25%로 가장 많다. ‘음향경고형’은 운전자의 졸음이 감지되면 경고음을 내거나 경쾌한 음악을 들려주는 방식이다.
두번째로 많은 스킨십형(19%)은 머리 받침대나 운전석을 진동해 운전자의 머리나 허리를 자극, 졸음을 쫓는 시스템이다. 전체 발명의 11%를 차지하는 주행감시형은 졸음운전으로 자동차가 차선을 이탈하면 차 스스로 비상등을 켠 뒤 서행하면서 멈추게 하는 경우다.
또 각종 센서의 성능이 개선된 최근에는 차내의 온도와 습도, 산소 농도를 최적의 조건으로 조절해 졸음을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운전자가 그래도 졸면서 운전하면 많은 양의 산소와 방향제를 투입하는 지능형 졸음 퇴출기도 발명되고 있다.
특허청 김은래 사무관은 “운전자가 졸음 운전을 하는지 여부를 잡아내는 방법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운전자의 고개가 기울어진 각도나, 미리 입력된 평소 얼굴 모습과 눈꺼풀이 처진 운전 중의 모습을 비교하는 방식이라 오작동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센서로 감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함께 채택해 이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김 사무관은 “228건의 특허 가운데 실제로 상용화한 것은 운전자가 고개를 떨구면 소리가 나는 시중에서 5,000원 가량에 팔리는 ‘귀걸이형 졸음 방지기’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오토넷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졸음방지 기술 특허를 다수 출원했으나, 설치에 따른 효익이 비용을 넘어선다는 판단에 따라 아직은 상용화를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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