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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한시로 만나는 제자백가' 펴낸 강원대 남상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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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한시로 만나는 제자백가' 펴낸 강원대 남상호 교수

입력
2007.04.1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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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부터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학문의 가교를 돈독히 해 오던 중국 베이징 인민대 국학원 짠항룬(詹杭倫) 교수에게 남상호(57) 강원대 철학과 교수가 1일 새 책을 부쳐 보냈다.

이번 책에 수록한 자작시 중 ‘일구시문개만상(一句詩文開萬想) 무연불기벽신천(無然不企闢新天)’이란 구절을 꼭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구절의 시문도 무한 상상의 세계를 열어주니 / 무연하게 아무런 전제가 없으면 신천지를 개척할 수 있으리’.

지금까지 동양 철학에 관해 9권의 저서를 낸 남 교수가 새 책 <한시로 만나는 제자백가> 를 냈다. 수록된 340수의 한시들은 3년에 걸친 작업의 결과다. “지식 위주로 변해 가는 철학을 본래의 지혜로 되돌리는 데는 시보다 좋은 게 없다는 판단입니다.” 동양 철학의 정수를 한시의 형식으로 되살려 낸 것이다. <노자> 를 텍스트로 해 한 편마다 주제어를 정한 다음, 엄격한 칠언절구 양식을 빌어 화답했다. 철학적 한시인 셈이다.

“말하자면 리모델링이죠.” 실제로 전범이 된 책은 <시경> . 노자도, 공자도 텍스트로 삼았던 양식이다.

중국 사상의 본류를 시 형식의 글로 표현해 보겠다는 독창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것은 2001년 8월. 공자 전공자로서 <시경> 에 관한 논문을 쓰던 중이었다. “시를 짓고픈 욕심이었다고나 할까요. 시를 짓는 사람들이 부러웠어요.” 그보다는 철학 공부만 하다 보니, 시문만 나오면 슬며시 들곤 하던 공포감을 자기 방식으로 극복하는 것이기도 했다.

고려대 철학과에서 자신을 동양 철학자로 키운 중천(中天) 김충열 선생을 필두로, 항상 교정 작업을 도와 준 아내와 국어 교사를 하는 딸에 대한 감사는 책 편편이 배어 있다.

“선생님한테 비한다면 (책으로 낼 생각은) 차마 못하죠.” 2001년 이후 비슷한 식으로 지금까지 모두 700여수의 한시를 지어 놓았다. 이제는 <중국 철학 방법사> 를 탈고하는 데 진력할 생각이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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