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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실생활 개혁' 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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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실생활 개혁' 힘 받는다

입력
2007.04.1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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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 행정자치부의 공동기획 ‘이건 어때요?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가 제안한 시민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13일 “현금지급기(ATM) 수수료 선(先) 공지 등 희망제작소와 한국일보가 제안한 시민 아이디어 4개를 포함한 ‘국민제안에 대한 검토 요청’ 공문을 10일 해당 부처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해당 부처에 희망제작소에서 연구 검토한 자료와 한국일보 보도 내용을 첨부해 보냈다. 해당 부처는 한 달 동안 내부 검토를 거쳐 5월9일까지 채택 여부를 국민제안을 총괄하는 행자부 제도혁신팀에 통보해야 한다.

행자부는 김형주(26ㆍ가톨릭대 3년)씨가 제안한 ‘ATM 수수료 선 공지’(3월13일자 보도) 내용을 금융감독위원회에 보냈다. 금감원은 12일 ‘수수료 선 공지’를 올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과 행자부는 국세와 지방세를 이중부과 하거나 잘못 부과했을 경우 사죄비를 지급할 것을 제안한 정주영(36)씨의 아이디어를 검토한다. 114 정보이용요금 할증제를 이용자에게 사전 공지하는 문제는 정보통신부에서 살피게 된다.

행자부는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대부분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단체 활동과 언론 보도를 통해 검증된 만큼 일반 민원성 아이디어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행자부는 이번 기획을 통해 정책적이고 제도적인 측면만 고려해 수동적으로 업무를 추진해 온 공무원들의 태도도 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한철 제도혁신팀장은 “시민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민ㆍ관ㆍ언이 협력해 적극 검토하기 때문에 조만간 명품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 이강복 하나은행 상무 "고객편의 위해 내달 도입”

“고객의 편의를 위한 일인데 기꺼이 동참 해야죠,”

하나은행 가계영업추진본부 이강복(53) 상무는 13일 자행카드에 ‘현금인출기(ATM) 출금 전 수수료 공지’를 도입키로 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 상무는 “지난해 일부 고객이 본점 고객만족팀에 민원을 제기해 올 하반기 중 개선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내부 논의도 있었다”며 “마침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의 공동기획‘시민이 세상을 바꾼다’가 관련 아이디어를 제안한 만큼, 업무 추진을 앞당겨 5월 중 하나은행의 전 ATM에 수수료 사전공지 시스템을 보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술적으로 그다지 어려운 작업이 아닌데 그 동안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시스템 개발에 3주, 각 기기에 시스템을 다운로드 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간 협력 체제가 필요한 타행카드 시스템 개선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상무는 “은행마다 수수료 체계가 다르고,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차등 수수료가 매겨지기 때문에 은행 내부정보 교환에 대한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기술적으로 공동전산망을 이용해야 하는 등 금융결제원과 은행간 협조도 필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 김형주씨 "네티즌 호응에 놀라고 빠른 개선에 한번 더 놀라"

“정말 5월이면 하나은행 현금인출기에선 출금 전에 수수료가 먼저 공지되나요?”

‘ATM 출금 전 수수료 공지’ 아이디어를 낸 김형주(26ㆍ가톨릭대 3)씨는 하나은행의 시스템 변경 소식을 듣고는 신기한 듯 되물었다. 그는 “처음엔 당연히 바꿔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서 아이디어를 냈지만 이렇게 빨리 실현될 줄은 몰랐다”고 기뻐했다.

그는 본보 기사 이후 주변 사람들과 네티즌들에게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포털사이트에는 김씨의 제안에 ‘압도적인 공감’ ‘절대적인 지지’ 등 수백 개 이상의 댓글이 올랐다. 김씨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제라는 점을 새삼 알게 됐다”며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작은 아이디어라도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행카드부터 수수료 사전공지 시스템이 도입되겠지만, 결국은 타행카드에 대해서도 이 제도가 적용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은행간 시스템의 차이나 고객정보 공유 등 여러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고객들의 편의를 생각해 은행들이 적극 나서주었으면 한다”며 “행정자치부도 금융감독위원회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니 하루 빨리 은행 간 논의의 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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