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에 억류된 수천 명의 국군 포로가 미군 포로들과 함께 북한에서 소련으로 압송됐다는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우선 러시아 정부에 사실 여부를 공식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전쟁 포로들의 소련 이동’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러시아 합동 전쟁포로 및 실종자위원회’ 자체를 처음 들었다”며 “유엔군의 소련 이송 문제는 전쟁 당시나 종전 이후에도 공식 제기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용 자체가 처음 알려진 것이어서 사실 확인 단계부터 범정부 차원의 논의는 물론이고 정전 당시 협상 주체였던 유엔군사령부, 미군 당국과의 협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에 억류됐던 국군ㆍ유엔군 포로는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으로 본인 의사에 따른 자유송환 원칙이 정해진 뒤 모두 3차례에 걸쳐 1만3,469명이 귀환했다.
전쟁 중 “포로를 8만 명까지 붙잡았다”고 선전했던 북한군은 정작 송환 협상 당시에는 정확한 숫자를 밝히지 않은 채 국군 8,348명, 유엔군 5,126명만 돌려보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소련으로 이송된 포로들은 이 8만 명 중의 일부가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존한 포로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50년 세월이 흐른 데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송된 포로들이 수용소에 배치돼 강제노역 등으로 사망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포로송환 이후 탈북 등으로 남한에 온 국군포로는 모두 68명이다. 국방부는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현재까지 북한에 모두 560명 정도의 국군포로가 생존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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