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의 축제와 다름없는 ‘봄 잔치’가 외국인선수들의 폭언과 폭력으로 얼룩졌다.
‘다혈질’의 용병 퍼비스 파스코(창원 LG)가 또 사고를 쳤다. 파스코는 1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06~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F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상대 선수와 심판을 때리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켰다. LG가 16-17로 뒤진 상황에서 공격을 시도하던 파스코는 KTF 장영재의 거친 수비에 분을 참지 못하고 팔로 밀어 넘어뜨린 것. 파스코의 행위는 ‘폭력’으로 간주돼 곧바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러자 이미 이성을 잃은 파스코는 최한철 주심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최 심판은 코트에 쓰러져 한동안 몸을 가누지 못했다. 파스코는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최 주심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현주엽 등이 제지해 간신히 코트에서 벗어났다.
파스코는 정규리그에서도 인천 전자랜드의 용병 키마니 프렌드와 몸싸움을 벌이다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당한 ‘전과’가 있다. 앞서 부산 KTF의 애런 맥기는 지난 10일 창원에서 열린 2차전에서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당해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맥기는 2차전 4쿼터 초반에 공격자 파울로 5반칙이 퇴장이 선언되자 공을 관중석을 향해 던지고 심판에게 폭언을 해 테크니컬파울을 받고 경기장 밖으로 쫓겨난 바 있다.
용병 1명씩 없는 가운데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는 LG가 주전 전원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117–100으로 크게 이기고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이로써 LG는 2연패 뒤 적지에서 소중한 첫 승을 올렸다. 역대 13차례의 4강 플레이오프 가운데 먼저 2연패를 당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지만 LG는 일단 한숨을 돌리며 대반격의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
전반을 60-49로 11점 앞선 채 마친 LG는 3쿼터 중반까지 상대 공격을 2점으로 묶고 72-51로 21점까지 점수차를 벌리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LG 신선우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빠른 공수전환으로 승리를 할 수 있었다.
파스코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죄송하다. 남은 경기에서도 전력을 풀가동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팀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