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군특별헌병대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3년 네덜란드 식민지이던 보르네오섬 폰티아낙 길거리에서 여성들을 잡아들여 위안소에 강제 수용했음을 입증하는 네덜란드 정부기록 문서가 12일 공개됐다. 이 문서는“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은 없었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의 주장을 뒤집는 직접적인 증거로 평가된다.
서울대 사회학과 정진성 교수는 이날 “네덜란드 정부기록물 보존소에서 일본군이 직접 위안부 강제 동원에 나섰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본 해군 점령기 네덜란드령 동인도 서보르네오에서 발생한 강제매춘에 관한 보고서’를 발견했다”며 그 내용을 소개했다. 문서는 2000년부터 정 교수와 함께 위안부 문제를 연구해 온 한우성씨가 찾아냈다.
이 문서는 1943년 일본 해군특별헌병대의 소좌가 총책임을 맡아 거리에서 여성을 강제 연행해 신체검사를 한 후 위안소에 수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군 전용 3곳과 일반인 전용 5, 6곳으로 나눠 격리ㆍ통제된 위안소에서는 위안부 여성 가족에 대한 연좌제까지 실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수용된 여성이 위안소를 탈출할 경우 그 가족을 처벌했다”며 “위안소를 탈출한 한 여성의 어머니가 일본군에 의해 살해된 경우도 있다”고 기록했다.
정 교수는 “네덜란드 정보부대에서 일본인 통역장교로 근무한 헤이브록 대위가 1946년 일본 전범 심문 내용과 의사 등 관련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 문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교도(共同)통신은 11일 일본군이 위안소 설치를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이 네덜란드의 법원 자료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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