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국ㆍ공립 초중고교에 대해 교직 경력 15년 이상이면 누구나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 공모제를 시범 실시키로 했다. 우리는 이 제도에 대해 단계적으로 신중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학교 운영에서 교장의 역할이 절대적인 만큼 젊고 의욕적인 인사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기본 방향은 맞다고 본다. 다만 예상되는 부작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몇 가지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우선 올 9월부터 63개 초중고교에서 실시하고 내년에는 53곳을 추가한 뒤 이르면 2009년부터 모든 학교에 적용한다는데, 이렇게 추진일정을 성급하게 못박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학교 현장에 파급효과가 큰 제도이므로 시범 실시 성과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면 실시를 기정사실화해 놓고 형식 상으로만 단계적으로 시범 실시를 하게 되면 폐해를 시정할 기회를 놓치거나 폐해를 발견하지 못할 개연성이 높다.
더구나 교장 연수를 받고도 교장 공모제로 인해 탈락하게 되는 교사들을 위한 일종의 보상책으로 수석교사제를 도입한다고 했으나 아직 구체안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새 제도는 밀어붙이고, 부작용은 나중에 가서 해결책을 생각하자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이런 식으로는 교사들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교장을 공모하는 학교운영위원회나 최종 결정을 하는 교육청이 응모한 후보자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별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세부 지침도 부실하다.
이러니까 학운위나 교육청과 혈연 지연 학연으로 연결된 사람이 뽑힐 것이 뻔하다거나 공모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이 치열할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우려를 불식할 만한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적어도 시범 실시 결과를 철저히 평가해 확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작업을 거쳐 장기적으로는 실업계 고교뿐 아니라 일반 학교에도 비교사 출신 전문가가 교장직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연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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