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까지 잃고 중국을 지나 라오스까지 간 탈북 청소년 3명이 라오스 당국에 붙잡혀 감금돼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라오스 관리들은 3,000달러의 뇌물을 건네지 않으면 이들 청소년을 북송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이들의 석방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권단체가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라오스에 감금된 탈북 청소년들은 남자 아이인 최혁(12)군과 누나 최향(13)양, 그리고 일행인 최향미(17)양 등 3명이다. 도쿄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 탈북난민기금은 뇌물을 주지 않고 이 청소년들을 구출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벌이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에서 이들을 도와줄 사람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라오스를 방문해 이들을 면담한 탈북난민기금 관계자는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북한으로 가느니 차라리 자살하겠어요”라고 밝힌 최혁군의 편지를 공개했다.
또 최향미양이 쓴 편지에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이 편지를 씁니다” “숫자를 세지 말고 사람의 생명을 구해 주세요! 그들은 우리의 시체를 북한에 보낼 수도 있습니다. 진짜예요!”라고 쓰여 있었다.
이 관계자는 북한에서 기아를 견디다 못해 탈출한 이 청소년들은 라오스로 오는 도중에도 갖은 고난을 겪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부모 형제를 잃었고, 인신매매범과도 마주쳤다는 것. 최향미양은 중국에서 어머니가 인신 매매단에 팔려 가는 것을 목격했고, 남동생과도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강제로 북에 송환된다면 그들이 어떻게 될지 뻔하다”며 미국으로 가기를 원하는 세 명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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