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팀 성적을 살피다 이상한 점을 찾았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삼성(73승3무50패)은 1,043안타, 73홈런을 쳐내 총 538점을 뽑았다. 하지만 6위 SK(60승1무65패)는 삼성보다 많은 1,059안타 99홈런을 때리고도 득점은 509점에 그쳤다. 공격력에 비해 득점력이 크게 떨어진 셈이다.
김 감독은 “주루 플레이가 형편없어서 득점이 적었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2사 2루에서 안타가 나오면 삼성은 주자가 홈을 밟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SK는 2사 1ㆍ3루에 그친 적이 많았을 거라는 게 김 감독의 추측이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루플레이와 도루를 강조한 이유다.
발 야구의 진수를 선보인 SK가 11일 인천 삼성전에서 7-1로 크게 이겼다. SK 선수들의 빠른 발은 1-0으로 앞서던 2회말 빛났다. 최정이 1사 1루서 좌전안타를 치자 2루주자 박정권은 홈까지 쇄도해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이후 조동화, 정근우, 박재상이 세 타자 연속 적시타를 친 뒤 2루를 훔쳐 상대 선발 임동규와 포수 진갑용을 흔들어놓았다.
SK는 2회말 5-0으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5회말 7번째 득점도 정경배의 빠른 발에서 비롯됐다. 1사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정경배는 2루를 훔치고서 최정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SK는 4개의 도루로 삼성 배터리의 넋을 빼놓았다. 9개로 삼성과 공동 1위.
지난해 대만프로야구 다승왕(16승)을 차지한 SK 용병 에이스 레이번은 삼성의 막강 타선을 8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한국무대 첫 승을 거뒀다.
부산에서는 LG 선발 봉중근이 3-2로 앞선 7회 1사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구원투수 김민기의 난조 탓에 3-7로 역전 당하며 첫 승이 무산됐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는 1-2로 뒤진 6회 동점 솔로홈런을 터트려 홈런 단독 1위(3개)로 올라섰고, 롯데 선발 손민한은 7과3분의1이닝을 9피안타 3실점으로 막아 시즌 2승째를 거두며 다승 1위가 됐다. 롯데는 4승1패로 다시 단독 선두.
광주에서는 현대가 KIA를 11-1로 크게 이기고 3연패 뒤 2연승을 거뒀다. 현대 선발 캘러웨이는 6과3분의2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KIA전 7연승을 달렸다. 전준호는 5타수 4안타로 통산 두 번째 1,800안타를 때리는 대기록을 세웠다. 잠실에서는 한화가 두산을 4-2로 꺾었다.
인천=이상준기자 jun@hk.co.kr광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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