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KOSPI) 1,500 고지를 넘으면서 장기 펀드투자의 위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설정된 지 3년이 지난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환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익실현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만큼 상승장에서 장기 투자가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설정돼 이날 현재 3년이 넘은 수탁액 100억원 이상 성장형 펀드(주식비중 70% 이상)는 모두 23개로, 이들 펀드의 10일 현재 적립식 투자 수익률은 평균 50.46%이었다.
개별 펀드별로 수익률 편차가 있고 투자기간도 다르지만 매월 첫날 10만원씩 3년간 360만원을 불입했을 경우 평균 541만6,560만원을 손에 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이자율 연 4.1%에 월 10만원씩 불입한 정기적금의 3년 후 원리금이 379만2,510원(세후)으로, 수익률로 따지면 5.3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2003년 11월 설정된 <미래에셋드림타겟주식형> 에 가입해 지금까지 매월 정액형 적립식 투자를 한 경우 수익률이 67.11%에 달했다. 또 <랜드마크1억만들기주식1>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1> <클래스원배당60주식1> 도 60%대 적립식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클래스원배당60주식1>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1> 랜드마크1억만들기주식1> 미래에셋드림타겟주식형>
반면, <미래든적립식주식1> <미래에셋맵스kbi플러스주식> <한국부자아빠리서치파워90주식> 등은 적립식 수익률이 30%대에 그쳤다. 한국부자아빠리서치파워90주식> 미래에셋맵스kbi플러스주식> 미래든적립식주식1>
성장형 펀드의 적립식 투자가 쏠쏠한 성과를 올리긴 했지만 누적수익률은 거치식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분석 대상 펀드의 적립식 투자 수익률 분포가 33~67%인 반면, 설정 당일에 일정액을 한꺼번에 맡긴 거치식 투자를 가정한 수익률은 60~151%에 달했다.
이는 물론 증시가 그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데 따른 것으로, 이를 근거로 적립식 투자와 거치식 투자의 우열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로인의 허진영 펀드애널리스트는 "거치식은 상승장에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선 손실이 나는 구조"라면서 "반대로 적립식은 하락장에서도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불입하면서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어 수익률 방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거치식이냐, 적립식이냐의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며 "리스크를 안고 높은 수익을 올리려면 거치식 투자를, 위험을 가급적 낮추려는 투자자라면 적립식 투자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목돈을 모으려는 목적이라면 적립식 투자, 목돈을 굴리기 위한 것이라면 거치식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적립식 펀드: 자유 적립식으로 추가 입금이 가능하고 여유가 없을 때는 입금을 안 해도 된다. 적립식 펀드는 매입단가 절감효과가 있는 것이 장점.
적립식 투자방식은 동일한 금액으로 투자하므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가격에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고, 주가가 오르면 비싼 가격에 적은 수의 주식을 사게 된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쳐 주식을 꾸준히 매입, 매입단가가 평준화 돼 투자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거치식 펀드: 목돈을 넣거나 임의로 1회성으로 매수 하는 펀드다. 거치식 펀드는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기에 단기 수익을 올리기에 좋지만 목표수익률을 미리 정해야 하며 반드시 증시 전망이 선행돼야 한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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