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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옛 공산권 5개국 나토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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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옛 공산권 5개국 나토 가입

입력
2007.04.1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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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의 옛 공산권 5개국이 냉전시대에 대립각을 세웠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할 전망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 등 구(舊)소련 영토였던 독립국가연합(CIS) 2개 회원국들이 러시아가 만류를 뿌리치고 NATO행을 결행해 NATO의 맹주인 미국과 동유럽의 패권국인 러시아의 심각한 갈등이 우려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0일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등 5개국의 NATO 회원국 가입을 승인하는 법률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5개국에 민주적ㆍ경제적 개혁의 지속적 추진을 조건으로 군사지원도 가능하게 됐다. 미국은 2008년 5개국에 총 1,200만 달러를,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연간 3,000만 달러를 지원하게 된다. 이들의 NATO가입 시기는 2013년이 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5개국 중 주목되는 국가는 CIS회원국인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 NATO가 2004년 3월 구소련 국가인 발트 3국의 가입을 승인하면서도 두 국가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강력한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라트비아에서 개최된 NATO 정상회담에서야 5개국에 임시회원국 자격이 부여됐다.

러시아는 즉각 거칠게 반발했다. 미하일 카미닌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런 (미국의) 움직임은 우크라이나의 정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NATO가입 논란이 현재 우크라이나의 정치 위기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하원인 두마도 지난 주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아의 NATO 가입 움직임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CIS 국가의 NATO 가입에 대한 러시아의 예민한 반응은 미국의 동진(東進)정책이 자국의 안보를 침해할 정도로 위험수위가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구소련의 위성국인 폴란드와 체코에 탄도미사일방어(MD)체제를 배치키로 한데 이어 이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CIS국가들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앉아서 바라볼 수만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원유송유관이 통과하는 경제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미국 일방주의에 대한 강력 경고를 필두로 군사적 대응을 강구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MD체제를 무력화하기 위해 핵미사일의 현대화와 함께 이동식 미사일 배치를 늘리고 핵잠수함들을 미국 레이더가 포착키 어려운 북극으로 이동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또 미국과 구소련이 1987년 핵탄두 장착용 중거리 및 단거리 지상발사 미사일을 폐기키로 한 협정을 일방적으로 폐기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 정부는 미국의 움직임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고 속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며 “이는 유럽과 세계의 전략적 균형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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