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답안의 첫인상은 서론에서 결정된다. 채점 교수들은 답안의 서론을 읽고 본론과 결론을 미리 짐작한다. 수험생들이 서론에서 창의성을 보여 교수들의 시선을 잡는다면 고득점을 예약한 것과 같다.
채점 교수들의 시선을 잡으려면 서론이 독특해야 한다. 서론의 출발이 다른 수험생과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서론은 현황, 논의 대상과 문제점 제시, 문제제기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는 상투적 서론쓰기 방법일 뿐이다. 요즘에는 ‘핵심적 내용을 서론의 첫 문장에 주장’하는 등 개성이 넘치는 서론을 제시해야 좋다. 창의적 서론 쓰기의 한 방법이다. 또한 서론에 우화를 제시하는 것도 좋다. 채점 교수들은 ‘우화’를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우화는 동물 등을 등장시켜 인간 사회의 교훈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몇 년 전 서울대 모의고사에서 ‘인간과 기계문명 사이의 관계를 원숭이와 꽃신’의 우화를 서론에 제시한 답안에 고득점을 주었다. 우화를 통해 창의력이 빛났다는 것이다.
<사례> “양계장의 닭들은 매일 아침 모이를 주는 주인의 손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제도 그랬고 어제도 그랬기 때문이다. 닭들은 오늘도 주인의 손이 나타나자 먹이를 기대하며 반갑게 주인을 맞이한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주인의 손이 갑자기 닭의 목을 잡아 비틀어 버린다. (...)러셀은 이 우화에서 경험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극단적 경험론자들의 자세를 꼬집고 있다. <2005년 서울대 예시 답안> 사례>
문학과 영화의 독특한 내용으로 서론을 시작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중요하다. 특히 서론의 내용이 논제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의미가 찾아진다면 평가자의 시선을 잡을 수 있다. 내용이 독특함으로 빛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터뷰, 통계, 자신의 체험 등이 서론의 내용으로 와도 좋다. 인터뷰 통계를 쓴 서론은 평가자에게 사실성과 신뢰감을 준다. 또한 나 자신의 독특한 체험을 적은 서론은 다른 논술 답안과 차별성을 이룰 수 있다. 차별성이 있는 서론은 창의성과 관련되기에 평가자가 관심을 가지고 읽을 것이다.
통합논술에서 서론쓰기는 조심해야 한다. 요구하는 답안 분량에 따라 서론쓰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1,600자 이상의 정통 논술의 답안이라면 서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으면 된다. 그러나 답안 분량이 1,200자 이하라면 서론의 내용이 많아서는 안 된다. 서론은 세 문장 정도의 내용을 통해 독특한 관점을 보이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른바 최대한 압축한 서론을 제시하여 흥미를 유발시키는 전략인 셈이다. 답안 분량이 500자 이하라면 서론쓰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봐도 된다.
수험생들은 나만의 서론쓰기를 익혀야 한다. 채점 교수들이 서론의 내용만 보고도 판박이임을 가려낼 정도라면 나만의 서론쓰기는 중요하다. 우선 신문기사와 칼럼을 통해 서론쓰기의 방법을 익힐 것을 권한다. 신문기사의 독특한 출발과 제목을 눈여겨보면 좋다. 모두 독자들의 흥미를 염두에 두고 내용을 조직했기 때문이다. 또한 신문의 칼럼은 대학교수 등이 쓴 글이기에 전문성을 띤 글이다. 칼럼의 필자도 독자를 염두에 두고 서론의 출발을 개성 있게 하려고 애를 쓴다. 논술 수험생들이 나만의 서론쓰기를 위해 신문 기사와 칼럼을 모방하고 적극적으로 창조해야 한다.
/이도희ㆍ경기 송탄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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