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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여성 장관, 엉뚱한 트집에 사퇴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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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여성 장관, 엉뚱한 트집에 사퇴위기

입력
2007.04.1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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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여성 장관이 외국인 남성과 포옹하는 듯한 사진 한 장 때문에 사퇴 위기에 처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랄 마스지드(레드 모스크)’의 최고 종교 지도자 압둘 아지즈는 9일 이슬람 종교법에 따라 닐로페르 바크티아르 관광장관의 사임을 명령하는 ‘파트와’(이슬람 율법에 따른 명령)를 발령했다. 아지즈는 “바크티아르 장관의 행동은 비이슬람적일 뿐 아니라 사회 기준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는 이슬람에 오명을 남겼고 처벌 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주 현지 신문들은 바크티아르 장관이 패러글라이딩 코치로 보이는 외국 남성과 포옹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일제히 지면에 실었다. 당시 바크티아르 장관은 프랑스에서 2005년 10월에 발생한 파키스탄 지진 희생자 구호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자선 패러글라이딩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바크티아르 장관은 아지즈를 비롯한 보수 이슬람계의 사임 요구를 거부하면서 “사진에 문제가 있다”고 맑혔다. 사진은 처음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했는데 잘 해냈으니 축하한다는 의미로 코치가 등을 가볍게 두드려 준 것에 불과한데 마치 두 사람이 포옹을 하고 있는 것처럼 찍혔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 관리들도 파트와가 국법이나 종교법적 근거가 없고 도덕적 권위도 없다면서 거부했다. 인권 단체와 다른 파키스탄 언론 등도 이 파트와를 비난하며 바크티아르 장관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근대화 정책에 대한 파키스탄 이슬람계의 반발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서방 세계의 요구에 따라 여성 인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반발해 여성에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펀자브주 지방정부의 여성장관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극단적 무슬림에게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암살범은 지난달 사형 선고를 받았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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