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옥의 부활을 위하여 ‘한옥에 살어리랏다’ 출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옥의 부활을 위하여 ‘한옥에 살어리랏다’ 출간

입력
2007.04.10 23:36
0 0

개량 한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옛날처럼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다. 카페, 갤러리, 레스토랑, 치과, 동사무소 등 쓰임새가 다양해졌다. 건축비도, 유지비도 많이 들지만 한옥에 대한 관심은 이처럼 식을 줄 모른다. 사람들은 왜 한옥을 찾는 것일까.

<한옥에 살어리랏다> (돌베개 발행)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서울 북촌의 한옥부터 제주도의 전통 초가까지 신축ㆍ개량된 한옥 27채의 이야기를 담았다. 집을 거주공간, 상업공간, 문화공간, 업무공간 등으로 나눠 설명하는데 집 짓는 과정 위주의 기존 서적과 달리 건축가와 시공 목수의 변, 집의 특성과 내력, 개ㆍ보수를 통해 집주인이 구현하려는 생각 등에 주목한다.

서울 강남의 공동주택을 포기하고 계동의 한옥 능소헌과 청송재에서 18년간 세 자녀를 키운 조향순씨는 “한옥은 자녀를 자유인으로 키우기에 가장 적당한 집”이라고 말한다. 그는 “채와 채가 저만큼 떨어져 있는 한옥의 고요함은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을 보태준다”며 “역사와 현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틀과 상대방을 포용하는 아량을 길러주기에 가장 적당한 집”이라고 설명했다.

건축가 김봉렬(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씨는 “(한옥의 주재료인) 나무는 건축재료 가운데 유일한 생명체”라며 한옥의 자연친화성에 주목한다. 그는 “기둥은 틀어지고 서까래는 처지며 세월이 지나면 썩기 때문에 지속적인 보살핌이 필요한 것이 한옥”이라며 “거주자가 한옥을 보살피면 한옥은 거주자에게 웬만한 추위에는 감기도 걸리지 않을 건강을 준다”고 한옥예찬론을 폈다.

마당과 방, 마루라는 한옥의 기본구조에 얼마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덧붙일 수 있는가도 알 수 있다. 전주 교동의 찻집인 교동다원은 건축가가 아닌 집주인이 전통적인 ‘통방아궁이’ 를 실내에 설치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냈다. 한식 아궁이에 서구식 페치카를 결합한 것이다.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아틀리에R에는 내부 칸막이벽이 없다. 건축가 서승모씨가 집 내부의 화장실과 샤워실마저 커튼으로 공간 구분하는 일종의 ‘한옥형 원룸’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 책은 지난해초 7평의 한옥 집필실에서 글을 쓰던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아이디어로 기획됐다.

유 청장의 아이디어에 이상해(성균관대 건축과 교수), 민선주(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 등 한옥 건축에 뜻을 둔 건축가들이 뜻을 합쳤다. 유 청장은 “현대의 생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한옥을 살리는 길”이라며 “이 책을 통해 ‘한옥에 살어리랏다’라는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길 바란다’ 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