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이제 라면 싸게 먹어라."
정오묵 신세계마트 대표는 라면만 보면 죽마고우 생각에 속이 아렸다. 그는 지인들에게 "난 상경해서 보란 듯 성공도 하고 내가 일군 이마트에서 갖가지 혜택도 누리는데 고향에 남아 농사짓는 친구들은 라면도 제값을 다 내고 사먹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속사정은 이렇다. 그는 이마트 1호인 서울 창동점(1993년)을 비롯해 70여개의 점포를 세운 이마트 신화의 주역이자 국내 할인점의 개척자다.
현재 이마트는 전국 각지에 100여개 점포를 거느린 대형할인점의 맏형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정작 정 대표의 고향 경북 상주에는 아직 점포를 내지 못했다. 직접 드러내지 못했지만 고향에 이마트 간판을 세우고 싶은 맘을 에둘러 표현했던 것이다.
더구나 신세계 내의 15개 계열사 중에 정 대표를 포함해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김용주 신세계첼시 대표 등 총 3개 계열사의 대표가 상주 출신이다.
신세계 이마트가 12일 드디어 106호인 경북 상주점(면적 2,100평)을 연다. 이마트는 이로써 구미 김천 안동 경산 포항 영천 등 경북 주요 중소도시에 점포망을 구축하고, 구미 김천을 잇는 경북 서부 삼각벨트를 형성하게 됐다. 상주대 동아리 공연, 자전거 무료점검 서비스 등 지역친화 활동도 전개한다.
정 대표는 "고향 친구들이 대형할인점의 혜택을 맘껏 누리고 지역주민의 생활수준도 향상되길 바란다"고 감회를 밝혔다. 구 부회장도 상주점이 문을 여는 12일 직접 매장을 찾을 예정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