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무대에서 더 이상 들러리에 머물 수는 없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그 동안 한국 등 이방인들에게 번번이 우승을 내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미국 선수들이 올해 ‘확’ 변했다.
올해 열린 LPGA투어 5개 대회에서 미국 선수들이 4개를 휩쓸며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것. 지난 3월 열린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에 우승컵을 내줬을 뿐 나머지는 모두 미국 선수들이 나눠 가졌다. 1990년대 중반이후 찾아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2005년과 작년에는 초반 5개 대회에서 줄리 잉스터(미국)가 1승만 챙겼고, 작년 LPGA투어 33개 대회에서 미국 선수들이 거둔 승수는 7승으로 한국의 11승에 크게 뒤졌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설 자리도 위협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낭자군은 올해 5개 대회에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미국 선수들의 상승세는 더 이상 안방무대를 내줄 수 없다는 절박함에 따른 피나는 노력과 기대주로 평가됐던 미국 선수들의 투어 경력이 쌓였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LPGA투어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한국 선수 부모들의 공통적인 분석이기도하다.
김미현의 아버지 김정길씨는 “올 들어 미국 선수들이 예전 같지 않다. 대회장에서 연습에 임하는 분위기가 살벌할 정도다”고 전했다. 장정의 아버지 장석중씨도 “모건 프레셀, 폴라 크리머 등 미국의 주니어시절 유망주들이 투어에서 1, 2년 경력을 쌓으면서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대회 코스가 갈수록 길어지는 추세도 한국 선수들에게는 불리한 요소여서 우승이 예전보다 쉽지 않은 분위기다”고 말했다.
수세에 몰린 한국낭자군이 미국 선수들의 기 꺾기에 나선다. 무대는 12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리유니언의 리유니언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진오픈. 출전선수 144명 가운데 한국 선수 37명이 나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작년에 창설된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 발판을 마련한 김미현(30ㆍKTF)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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