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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선수들, 수·목 밤을 수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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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선수들, 수·목 밤을 수놓다

입력
2007.04.10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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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ㆍ목 밤10시가 기다려진다. 요즘 이 시간에 방영되는 공중파 3사 미니시리즈 SBS <마녀유희> , MBC <고맙습니다> , KBS <마왕> 이 탄탄한 완성도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 작품 모두 드라마 팬들에게 사랑 받는 인기 PD와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드라마의 ‘선수’들이 세 작품에서 보여주는 그들만의 색깔은 어떤 걸까.

강한 여자 등장, <마녀 유희>

성격 ‘까칠’하다, 재벌 2세다. 하지만 능력도 좋고 진실한 마음도 있다. 그런데 여자다. 너무 잘나고 남자 앞에서 기죽지 않아 인기 없는 여자 마유희(한가인)가 채무룡(재희)를 통해 사랑을 얻는 <마녀유희> 는 남자 재벌 2세 중심의 진부한 트렌디 드라마를 유쾌하게 뒤집었다.

KBS <쾌걸춘향> , SBS <마이걸> 을 통해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려냈던 전기상 PD는 <마녀유희> 에서 마유희의 속마음을 만화를 연상시키는 과장된 연출로 그리며 캐릭터의 미묘한 심리를 유쾌하게 표현,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멜로보다 휴머니즘, <고맙습니다>

이영신(공효진)과 이봄(서신애) 모녀를 중심으로 이뤄진 민기서(장혁)와 최석현(신성록)의 구도는 얼핏 전형적인 삼각관계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고맙습니다> 는 멜로보다는 이영신 모녀를 통해 도시에서 섬으로 온 상처 받은 두 남자의 치유과정을 그린다.

여자친구의 죽음으로 자포자기의 인생을 살던 민기서는 이들 모녀를 통해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성공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찼던 최석현은 인간다움에 대해 깨닫게 된다. KBS <상두야 학교 가자> 에서 불행한 운명의 아이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속죄와 사랑을 그렸던 이경희 작가가 외딴 섬 푸른도를 배경으로 그려내는 따뜻한 휴머니즘이 한층 깊어졌다.

두뇌 게임의 진수, <마왕>

<마왕> 은 KBS <부활> 에서 이미 치밀한 스토리와 추리물에 어울리는 팽팽한 연출로 엄청난 마니아를 만들어냈던 박찬홍PD-김지우 작가의 작품. 과거에 죄를 저질렀지만 속죄한 강오수(엄태웅)가 자신을 단죄하려는 누군가와 증거싸움을 벌이면서 이어지는 두뇌게임은 <부활> 보다 더욱 치밀해졌다.

또 어느 한쪽만을 선악으로 몰아붙일 수 없는 캐릭터들의 관계는 시청자들에게 죄와 속제, 그리고 심판에 대한 철학적인 판단까지 요구한다. 특히 잠깐 지나가는 책의 문장 한 줄에도 복선을 깔고, 드라마 속에 잠시 등장하는 블로그까지 실제로 만든 제작진의 치밀함은 놀라울 정도. 박PD와 김 작가의 또 한 번의 진보라 할 만하다.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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