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재계 서열 1, 2위 그룹이 총수와 그룹의 자존심을 걸고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전에 나섰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2012년 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위한 전면에 나서 그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10일 삼성에 따르면 요즘 이 회장은 이달 말 중국 출장 준비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회장은 2001년 10월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당시 주룽지 총리를 면담한 이후 5년 7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찾는데, 이번에는 23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의 '스포츠 어코드' 행사에 방중 일정의 초점이 맞춰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이 회장은 이번 행사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홍보에 적극 활용할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베이징 행사에는 전세계 IOC 위원을 포함, 100여개국의 스포츠 유명 인사 8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4년전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당한 실패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 올들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월에는 '평창 유치 지원 화합' 모임에 참석해 정부, 체육계 관계자들과 유치 전략을 논의한데 이어, 2월에는 현장 실사를 위해 방한한 IOC 위원과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도 전세계 190여 개국에 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최한영 상용차 담당 사장에게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총괄 담당을 겸직토록 하는 한편, 그룹 내부에 유치 지원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팀을 설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바쁜 일정 중에서도 '2002년의 실패를 거울 삼아 이번에는 반드시 유치를 성사시키라'고 관련자를 독려하고 있다"며 "본사의 태스크포스팀과 세계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이 위치한 프랑스 파리 현대차 현지법인에 별도로 설립된 유치 지원 전담팀이 협력, 체계적인 활동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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