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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갈등 ‘협상의 시대’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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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갈등 ‘협상의 시대’ 끝났나

입력
2007.04.10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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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의 파고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위안화 환율 등의 문제에 대해 비교적 유연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태도를 바꿔 공세의 수위를 높이자 중국은 양국 관계악화를 경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10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고 9일 공식 발표했다. 미국이 지재권 침해 문제로 중국을 WTO에 제소하기는 처음이다. 미국은 앞서 지난달 중국산 수입품에 상계관세를 부과키로 한 바 있다.

이날 슈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정부가 지재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아 미국 기업들이 연간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중국이 WTO 회원국으로서 요구되는 법적인 조치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또 영화 음반 서적 등에 대한 중국의 무역장벽 문제도 함께 제소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소에 따라 양국은 앞으로 60일 이내에 이견해소를 위한 협상을 갖게 되며, 이 기간 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은 WTO에 중재를 요청할 수 있다. 또 WTO 중재 패널이 미국측의 승소를 판정하면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대해 일종의 보복조치인 상계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도 23년간 유지해온 기존 정책을 뒤집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1984년부터 중국 같은 비시장경제 국가에 대해서는 상계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취해 왔다. 미국은 또 2월엔 중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 문제를 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의 요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의회는 그 동안 부시 행정부에 대해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중국 위안화 가치를 높이고,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력을 가해왔다.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는 7,653억달러로 5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중 대중 무역적자는 2,325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중국은 물론, 미국 기업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당장 중국 지적재산권 협회 부회장인 마 쉬샨은 “중국은 서방국가들과의 지재권 보호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며 “이번 일은 양국간 무역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내 제약, 소프트웨어(SW) 업체들 역시 공 들여 구축해 놓은 중국 관리들과의 관계가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비즈니스소프트웨어연맹(BSA)과 미국 제약업체를 대변하는 전미의약연구제조업협회(PRMA) 등은 이번 제소를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장인철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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